윤미향, 이용수 할머니 언급 3번뿐…여전한 갈등

이 할머니 비례대표 출마 만류 의혹은 "기억 안나"
"용서 구하겠다" 하지만…이 할머니가 제기한 의혹 모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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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몰아치는 질문과 의혹 제기, 때론 악의적 왜곡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의 여러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사실이 아니다."
"2015 한일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고도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한 할머니들에게..."

11일간 잠행 끝에 등장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했다. 윤 의원의 기자회견 전문에서 이 할머니를 언급한 횟수는 3번에 그쳤다. 그간 이 할머니는 윤 의원의 논란을 전면에서 이끈 당사자다. 

회견 말미에서도 "저는 제 의정활동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노력과 함께 김복동 할머니와 김학순 할머니 등 여성인권운동가로 평화운동가로 나서셨던 할머니들의 뜻을 이루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이 할머니를 거론하지 않는 한편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할머니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회견 후 기자들의 질의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이 할머니가 제기한 기금 유용 등 여러 논란을 모두 부인한 그는 '이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이 할머니에게 배신자가 돼 있는데, 30년을 같이 활동했으나 할머니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진심을 전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2012년 이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만류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구체적인 정황은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냥 할머니께서 진짜로 의원을 하고 싶으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말씀드린 것 같다"고 애매모호하게 답했다. 

정치권은 윤 의원이 검찰 조사와 별개로 이 할머니와 갈등 봉합을 마쳐야 여러 의혹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할머니가 윤 의원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제기한 의혹과 전날 윤 의원의 주장이 정면 배치되는 만큼 극적으로 갈등의 골이 메워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검찰은 최근 윤 의원이 이사장을 역임했던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로 당선인에서 21대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전환된 윤 의원은 회기 중에 체포와 구금이 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윤 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이 할머니와 진실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은 윤 의원과 이 할머니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단 당은 윤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사실부터 확인하고 입장을 내겠다"며 기존 엄호 태세를 유지했다. 

윤 의원은 전날 국회를 떠나기 직전 기자들에게 "오늘 정말 용기를 내고 국민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 나왔다"며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 직을 핑계로 소명을 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