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현미경] 시총 카카오에 밀린 현대차…주가 반등은 언제쯤?

카카오, LG생활건강에 시총 순위 밀려…더딘 주가 회복
증권가 "제네시스, 전기차에 기대…하반기엔 실적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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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에 적용된 뉴 로고.(제네시스 제공)© 뉴스1

국내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현대자동차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코로나19발 언택트(비대면)붐에 치고 올라온 카카오에 밀려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서도 탈락했다. 한때 삼성전자와 시총 1,2위를 다퉜던 현대차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은 언제쯤 가능할까.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9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800원 오른 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오르긴 했지만 52주 신고가 14만3500원에 비해 46% 떨어진 수준이다. 현대차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점인 지난 3월19일 6만5900원에서 48% 정도 회복했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증권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중단과 경기침체 여파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것을 주가 약세 원인으로 꼽는다. 2분기에도 현대차에는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1분기(1~3월) 실적에서 엿볼 수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8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하는데 그쳤고 순이익은 42.1% 감소한 55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5조3194억원이다. 코로나19 팬테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자동차 판매에 타격을 받기 시작한 게 반영됐다.1분기 판매는 90만33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6%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시총 1,2위를 다퉜다. 지난 2011년 4월 포스코를 제치고 시총 2위로 올라섰지만 2014년부터 하락세를 걸었다.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 논란에 주가는 20만원대로 떨어졌고 미국 내 연비과장 논란, 사드 사태 등이 겹치면서 2018년 11월 주가는 10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코로나19에 현대차는 휘청이며 3월 한때 주가는 6만원대를 찍었다. 

김평모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선 4월, 미국에선 5월 이후 공장이 가동을 재개했지만 2분기 현대차의 북미 및 유럽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도매 판매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와 해외 공장의 고정비 부담으로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3% 감소한 23조 5149억원, 영업이익은 92% 급감한 98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의 현대차 지분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50%를 넘었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8일 기준 33.68%로 하락했다. 2017년 3월 말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3년 동안 13%p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0.7%p 상승했고 모비스는 2%p 하락한 것에 그쳤다는 점에서 외국인 이탈이 현대차 주가에 큰 타격을 줬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5거래일을 제외하고 현대차 주식을 연일 내다 팔았다. 

현대차에 악재가 겹치고 있지만 증권가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차의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망한다. 최근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8개 중 7개 증권사는 현대차 목표가를 낮추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기존 10만5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김평모 연구원은 "올해 실적 추정치 하향에도 내수 및 북미 지역 판매 반등으로 하반기 실적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3월과 4월 내수 판매량이 전년대비 각각 12%, 13%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제네시스 GV80, G80의 출고가 본격화되며 제네시스 브랜드는 4월에만 전년 대비 판매량이 60% 증가하는 등 사상 최초로 월 판매 1만대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GV80, G80이 국내시장에 출시되면서 국내외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있다"며 "내수시장에서 GV80은 10일 만에 2만대 계약고를 기록해  연간 판매목표 2만4000대의 80%를 달성했고 G80은 출시 첫날 2만2000대 계약으로 연간 판매목표의 66%를 채웠다"고 했다. 미국시장에 대해서도 "8월 출시되는 GV80의 사전 예약대수가 9400대"라고 덧붙였다. 
 
전기차(EV) 성장 본격화도 주가 반등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평모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EV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현대차는 경쟁사 대비 높은 EV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내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은영 연구원도 "내년에는 순수 전기차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 NE(개발코드명)와 픽업트럭을 미국에 출시한다"며 "현대차는 배터리 효율성이 높지만 테슬라의 가장 큰 기술격차는 소프트웨어에 있기 때문에 OS(운용체계)통합과 OTA(무선) 기능을 경쟁사 대비 먼저 갖춘다면 전기차 시대에 테슬라에 이어 2위 업체로 등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현재까지 현대차가 보여준 전기차 생태계 전환의 속도를 감안하면 E-GMP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경쟁업체들의 EV 개발과 출시가 늦어져 반사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