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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광주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가 방문해 관계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태우 아들 5·18묘지 참배...5·18 단체 “역사 왜곡 회고록부터 개정해야"

[데일리한국 김의경 기자] 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아들 재헌(55) 씨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헌화했다.

이와 관련해 5·18단체들은 노재헌씨에게 '회고록 개정' 및 '진상규명 협조'가 진정한 사과라고 강조했다.

29일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소 등에 따르면 노재헌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그는 민주의 문 방명록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고 작성했다.

그는 참배단으로 이동 후 ‘13대 대통령 노태우 5·18 민주 영령을 추모합니다’는 글귀가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이후 그는 김의기·김태훈·윤한봉 열사의 묘 등을 찾아 참배했으며 5·18 시민군이 최후항쟁을 하다 숨진 옛 전남도청 일대를 돌아본 뒤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번 노재헌씨의 참배와 관련해 5·18단체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고록 개정 및 진상규명에 협조해야한다”고 밝혔다.

먼저 김이종 5·18부상자회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회가 될 때마다 사죄 의사를 전하는 것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오월 3단체와 공식적으로 만나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지난해 광주 방문 당시 약속했던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개정판 출판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신군부의 진압 책임을 회피한 듯한 문구가 담긴 책을 버젓이 내놓고 참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영훈 5·18유족회장은 “노씨의 잇단 참회 행보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겠다. 아버지의 뜻이 얼마나 담긴 것이고 무엇을 사죄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며 “진정 노 전 대통령의 뉘우침을 아들로서 대신 전달하는 거라면 변죽만 울리지 말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신군부 주역인 아버지 이름으로 열사들에 헌화한 것은 참회의 뜻을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러나 결국 5·18 비극과 신군부 독재의 책임이 있는 노 전 대통령 본인의 직접 사과가 중요하다. 자신의 육성으로 오월영령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대리 사과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조 상임이사는 “진상규명에도 적극 협조해 미완의 과제를 푸는데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공개해야하며 이처럼 행동으로 나서야 진정한 참회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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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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