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씨 고공농성 종료…“사과로 명예회복”
부당해고에 대한 사과와 복직을 요구한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25년 만에 삼성 측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았습니다.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대위는 오늘(29일) 저녁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용희 씨의 농성 문제가 삼성과의 합의를 통해 어제(28일) 최종 타결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공대위는 "삼성의 사과를 통해 김 씨의 명예가 회복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개된 합의문에는 삼성 측의 사과문이 담겼습니다. 삼성 측은 "장기간 고공농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용희 씨가 해고 이후 노동운동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그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다"며 "회사가 그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점으로 가족분들이 겪은 아픔에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6월부터 서울 강남역 사거리 CCTV 관제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던 김 씨는 355일 만인 오늘 저녁 7시쯤 철탑을 내려왔습니다.
철탑을 내려온 김 씨는 "그동안 해고노동자로서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처절한 폭풍 속에서 신음했다"며 "환대해주셔서 감사하고 과분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김 씨는 "해고는 살인"이라며 "노동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회적 약자이기에 함부로 해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씨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대기아차 해고노동자 문제, 삼성생명 암 환자 문제, 과천 철거민 문제 등을 언급하며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삼성 측은 오늘(29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김용희 씨에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라며 "그동안 삼성은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지속했으며, 김 씨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1982년 삼성테크윈(항공)에 입사한 뒤 노조를 설립하려 한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말 부당 해고됐다며 삼성을 상대로 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해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