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년 만에… 보스턴 마라톤 첫 취소

이봉주 우승 등 한국과도 깊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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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30 05:00 보스턴육상연맹이 28일 "올해 9월 예정이었던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회가 취소된 것은 124년 역사상 처음이다. 보스턴 마라톤은 1897년 시작된 이래 세계대전이나 테러 위협, 자연재해 속에서도 취소된 적은 없었다.

톰 그릴크 보스턴육상연맹 CEO는 "보스턴 연중 최대 행사를 취소하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지만, 미국 전역에서 10만명 넘게 죽었는데 무책임하게 대형 행사를 벌일 순 없다"고 했다. 연맹은 대회를 대신해 각 참가자가 42.195㎞를 완주하고 인증하는 온라인 행사를 열고, 대회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를 환불해 주기로 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흔히 런던, 로테르담, 뉴욕 대회와 함께 세계 4대 마라톤으로 불린다. 주자 3만명과 관중 수십만 명, 자원봉사자 수천 명이 참가한다. 보스턴시는 이 대회로 매년 2억달러(약 2474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누린다. 매년 4월 셋째 월요일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 확산으로 9월로 연기된 상태였다. 뉴욕타임스는 "보스턴 마라톤의 취소는 올가을 개최 예정인 런던 마라톤, 베를린 마라톤, 뉴욕 마라톤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47년 서윤복이 당시 세계 최고 기록(2시간25분39초)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고, 1950년에는 함기용·송길윤·최윤칠이 대회 1~3위를 석권했다. 이봉주(현 대한육상연맹 이사)는 2001년 대회에서 2시간9분43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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