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미국 경찰 총격에 한해 천 명 숨져…흑인 사망 백인의 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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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무릎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사건으로 미국 시민 사회가 분노하고 있습니다.

당시 흑인 남성은 비무장에다 수갑까지 뒤로 채워진 상태였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의 진압이 과잉이었다는 비판이 더욱 거셉니다.

미국의 미네소타주 등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난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연방수사국(FBI)을 통해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경찰이 과잉 진압으로 시민들이 희생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총부터 뽑는 경찰...시민 잇따라 숨져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인근 65번 고속도로를 차를 달리던 흑인 남성 숀 리드를 경찰이 추격했습니다.

경찰은 리드가 시속 145km로 차를 빠르게 몰아 추격을 시작한 것입니다.

리드는 차를 세우고 달아났지만,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경찰은 달아나는 리드를 향해 멈추라고 말을 했지만, 리드가 이를 거부하자 실탄 10여 발을 쐈습니다.

리드는 당시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총을 쏘는 상황까지 모두 온라인을 통해 전달됐습니다.

리드의 유족은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찰이 테이저 총이나 물리력으로 진압했다면 리드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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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이 등을 돌려 달아나는 흑인 남성 월터 라머 스콧에게 정조준 자세를 하며 총을 쏘고 있다.

2015년 4월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 월터 라머 스콧을 총으로 쏴 숨지게 했습니다.

당시 백인 경찰은 교통 위반을 단속하고 있었는데, 스콧이 등을 돌려 달아나자 정조준 자세를 잡고 8발을 발사했습니다.

백인 경찰은 당시 스콧이 전기 충격기를 빼앗아 총을 쐈다고 말했는데, 동영상 확인 결과 거짓말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미국 경찰 총에 한 해 천 명 숨져...2015년 이후 5천 명 넘게 사망

미국은 주마다 경찰의 총기 사용 매뉴얼이 다릅니다. 하지만 위급 상황일 때 경찰이 총을 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찰은 본인과 다른 사람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다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본인과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발포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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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의 총격으로 인한 연도별 사망 현황 [출처:워싱턴포스트]

미국에선 경찰이 총기를 사용해 범죄를 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총기 사용으로 인한 피해도 큽니다.

2015년 이후 미국 현직 경찰의 총격에 숨진 사람을 경찰 보고서와 뉴스 계정 등을 바탕으로 워싱턴포스트가 조사했습니다.

이 기록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최근까지 미국 경찰의 총에 5천 명이 넘게 숨졌습니다.

또, 지난 한해에만 경찰의 총격에 시민 1,014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해마다 경찰의 총격으로 천여 명이 숨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경찰 총격 사망...흑인이 백인보다 배 이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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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의 총격으로 인한 사망 현황 [출처:워싱턴포스트]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람은 흑인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2015년 이후 최근까지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사람을 인종으로 구분하면 백인 2,385명, 흑인 1,252명, 히스패닉 877명, 기타 214명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백인이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인종 비율을 고려하면 전혀 다른 값이 나옵니다.

미국 경찰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람을 인구 백만 명당 비율로 따지면, 흑인은 30명, 히스패닉은 22명, 백인은 12명, 기타 4명입니다.

미국에서 경찰의 총에 맞고 숨지는 사람은 흑인이 백인보다 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히스패닉도 경찰의 총에 숨지는 사례가 백인보다 배 가까이 많습니다.

■ 미국 전역에서 경찰 총격...인구 집중된 곳에서 경찰 총격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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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의 총격 발생 빈도와 도시 [출처:워싱턴포스트]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숨진 사람들이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요?

경찰의 총격은 미국의 전역에서 발생했고, 인구가 집중된 도시에서 더 자주 일어났습니다.

인구 백만 명당 기준으로 경찰의 총격으로 인한 사망을 따지면, 뉴멕시코와 알래스카, 오클라호마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인들은 강도보다 경찰을 더 무서워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찰의 총격에 한 해 천 명이 사망하는 미국의 현실에서 이 말은 더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