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에 무력 쓸 수도"… 美 "덤빌 생각도 못하게 할 것"
美·中 '남중국해 군사경쟁' 속도
by 조선일보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베이징=박수찬 특파원입력 2020.05.30 03:00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미·중이 경제·정치적 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두 나라의 군사적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홍콩보안법으로 홍콩의 통치권을 확립한 데 이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경고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던 날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는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로 순항미사일 구축함을 보냈고, 미 상원은 중국이 "덤빌 생각을 못 할" 수준의 태평양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참모장인 리쭤청 상장(한국의 대장 격)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반국가분열법' 15주년 좌담회에 참석해 "평화 통일 가능성이 사라질 경우 인민해방군은 대만 동포를 포함한 인민들과 함께 분열주의자들의 음모와 행동을 분쇄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의 상황을 안정화하기 위해 무력 사용 등 필요한 수단을 보유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2005년 제정한 반국가분열법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이나 기관을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리 참모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국군 최고 기관인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멤버 7명 중 1명으로, 시진핑의 군내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미군 기관지인 성조지는 지난 27일 중국이 보유한 2척의 항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이 올여름 남중국해 훈련에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배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랴오닝함은 2012년 9월 실전 배치됐고, 산둥함은 지난해 12월 취역했다. 항공모함 2척을 한꺼번에 배치한다는 것은 군사적 상징성이 크다. 성조지는 전문가를 인용해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패권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런궈창(任國强)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산둥함이 해상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둥함의 훈련 상황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미 해군은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던 28일 순항미사일 구축함을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는 파라셀군도 해역에 보냈다. 미 해군 7함대는 29일 성명을 내고 "머스틴함이 국제법에 따라 파라셀군도에서 항행의 자유를 행사했다"며 "미국은 이 작전 수행을 통해 해당 해역이 중국 영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했다. 이날 머스틴함은 파라셀군도의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과 피라미드록(Pyramid Rock) 사이를 12해리 이내로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디섬에는 중국군 비행장이 있다. 육지로부터 12해리 이내의 바다가 영해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을 중국의 바다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행동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군사위원장과 잭 리드 군사위 민주당 간사는 28일(현지 시각) 미국의 안보 전문 사이트에 기고문을 싣고, 대중 압박에 미군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태평양에서 중국이 도전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 군사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미군 예산의 틀을 짜는 '국방수권법'에 대중 압박 예산을 반영하겠다며 태평양 지역에 추가 미군 기지 건설과 증원, 미사일 방어망 구축 등을 주장했다. 이어 중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시사했다. 이들은 "'태평양 억지 구상'은(중국 압박의) 첫걸음일 뿐"이라며 "오늘이든 내일이든, 미국의 군사력을 시험할 좋은 날은 없다는 것을 적들이 확실히 알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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