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차'

아름다운 제주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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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30 03:00 6. 온차

'온차'는 '짜개거나 가르거나 하지 아니한 덩어리 전부 다'란 뜻을 지닌 어휘다. '온착, 온체'라고도 하는데, 표준어 '온통, 온통으로'에 해당한다. 품사는 부사다.

①새각시상에 바릇궤기 온차 올린 거 이서나신가 몰라.(신부상에 바닷고기 온통으로 올린 거 있었던가 몰라.)

② 을 온차 허민 털어졍 잘 부트질 안허주게.(팥을 온통으로 하면 떨어져서 잘 붙질 않지.)

③포제 땐 도새기 ㅎㆍㄴ 머릴 온체 올려. 칼로 그치지도 아녕.(포제 때는 돼지 한 마리를 온통으로 올려. 칼로 자르지도 않고.)

예문 ①은 신부상에 대한 회상의 말이다. 대개 '새각시상'에는 달걀 삶은 것과 온전한 돔 한 마리를 튀겨내 실고추 등으로 꾸며서 올려 예를 갖췄다.

예문 ②는 떡을 만들 때 팥을 고물로 쓰면 통팥이 붙지 않고 잘 떨어져서 고물로는 제격이 아니라는 뜻이다.

예문 ③은 '온차'라는 뜻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문장이다. 마을제를 지낼 때 희생으로 돼지 한 마리를 온통으로 쓴다는 것이다. '포제'란 '음력 정월이나 7월에 마을의 안녕을 위하여 마을을 지키는 포신(酺神)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제주어연구소 제공(064-722-2203)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