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잘못 없다"로 일관한 윤씨, 국회 아니라 검찰 조사실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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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30 03:26 윤미향 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의원직을 사퇴할 의사도 없다고 했다. 예상대로였다. 근거 제시 없는 일방적인 부인만 하는 자리였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기업이 내놓은 기부금 10억원으로 안성 쉼터를 7억5000만원에 사서 7년 만에 4억2000만원에 팔았다. 아는 사람에게 비싸게 산 뒤 싸게 팔아 기부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있다. 그러나 윤씨는 "오히려 싸게 샀고, 이후 부동산 가격 변화로 어렵게 팔았다"고 했다. 서울을 두고 종합병원 등에서 66㎞ 떨어진 쉼터를 사놓고 "새 건물에 교통이 편리해 매입했다"고 했다. 이 안성 쉼터에선 할머니가 한 분도 살지 않았고 대신 정의연 관련 단체들이 수련회와 바비큐 파티를 가졌다.

윤씨는 개인 계좌 4개로 위안부 할머니 장례비 등 후원금을 여러 차례 모았다. 할머니들이 외국에 갈 때마다 개인 계좌로 기부금을 걷었다. 걷은 돈보다 쓴 돈이 훨씬 적다는 증언도 나왔다. 하지만 "개인 계좌로 2억8000만원을 모아 대부분을 목적에 맞게 사용했고 남은 돈 5000만원은 정의연 계좌로 이체했다"고 했다. 검찰 수사를 이유로 계좌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윤씨는 안성 쉼터에 부친을 취업시키고 남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정의연 활동을 가족 비즈니스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하지만 윤씨는 부친 취업은 '오히려 부친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했고 남편 회사의 일감 수주는 '정당한 입찰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윤씨 가족은 부동산을 5차례나 현금으로 구입했다. 윤씨는 정의연 후원금은 일절 섞여있지 않았고 '나의 예금, 남편 돈, 가족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부동산을 샀다고 했다. 딸의 유학 자금 출처도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으로 충당하고 부족분은 저축한 돈과 가족들 돈으로 댔다"고 했다. 윤씨는 그러면서 "급여를 받으면 저축하는 오랜 습관이 있었다"고도 했다. 부부 연 수입이 5000만원으로 추정되는 윤씨에게 이 모든 일을 다 할 정도로 저축이 있었다는 것이다.

윤씨와 정의연 의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한 것이다. "정의연에 속을 만큼 속았고 당할 만큼 당했다"고 했다. 할머니는 윤씨가 할머니들을 이용만 하고 내팽개친 일화도 공개했다. 할머니의 절규에 대한 윤씨의 변명은 "섬세하게 할머니들과 공감하지 못했다"였다. 윤씨의 기자회견은 "의혹은 심각한 것도 아니고 신상 털기식일 뿐"이라는 여당의 방침과 같은 내용이었다. 윤씨는 이제 국회의원이 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의혹과 국민의 사퇴 여론을 밟고서 의원이 되는 것이다. 진실은 엄정한 검찰 수사로 드러날 수밖에 없게 됐다. 윤씨가 가야 할 곳은 국회가 아니라 검찰 조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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