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채소분쟁'

中, 작은 섬 백사장서 재배성공… 영유권 다툼 중인 베트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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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30 03:00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채소를 키우자 베트남이 강력 항의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해군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에서 새로운 재배 기술을 도입해 7종류 채소 총 750㎏을 수확했다"며 "파라셀군도가 섬이라는 것을 증명해 냈다"고 최근 보도했다. 백사장 모래에서 채소가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게 하는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베트남이 즉각 비판에 나섰다. 깍 비엣 베트남 외교부 부대변인은 28일 "중국의 남중국해 재배 활동은 베트남 주권을 위협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굳이 파라셀군도에서 채소를 재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거주 가능한 섬이라는 것을 증명해 국제법상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썰물 때만 노출되는 지역이나 암초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제한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1974년 파라셀군도를 포함한 이 바다의 '섬' 20여곳을 점령했다. 그러나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상설중개재판소는 중국이 점령한 곳들은 섬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밀물일 때에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땅으로, 사람이 거주할 수 있고 독자적 경제활동이 가능해야 한다는 섬의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에 있는 한반도 면적 약 15배(350만㎢)의 바다다. 주요 교역로인 데다, 자원이 풍부해 바다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중국은 일방적인 해상 경계선을 그어 남중국해 85% 이상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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