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가 조 바이든을 '조진핑'이라 하는 이유

트럼프 캠프, 조 바이든이 중국 국기 앞에 서 있는 합성 사진 만들어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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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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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캠프가 28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광고.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국 편이라고 묘사했다./페이스북 캡처

2020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서로에게 '친중(親中)' 이미지를 씌우지 못해 안달이다. 상대에게 ‘중국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며 중국 편에 섰다고 비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역대 미 대선에서 ‘중국 카드’는 늘 쓰였지만, 올해는 유독 그 정도가 심하다”며 “고조된 유권자들의 반중 정서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66%가 중국에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격화된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 확산이 반중 여론을 키웠다.

트럼프 캠프는 28일(현지 시각) 바이든 전 부통령이 기괴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중국 국기 앞에 서 있는 합성 사진을 페이스북 광고에 내보냈다.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옆에 서서 가소롭다는 듯 웃고 있다. 사진 아래에는 자막으로 '트럼프 대 슬리피 조(Sleepy Joe·조 바이든 전 부통령)'라고 적혀 있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결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라고 암시한 것이다.

트럼프 측은 바이든이 중국에 약점 잡혔다는 의미로 '베이징 바이든' '조진핑'이란 말까지 만들었다.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2013년 국영 중국은행을 통해 15억달러(1조8000억원)를 투자받아 중국 기술기업 10여곳에 투자했던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에는 트위터에 "슬리피 조 만큼 중국에 나약한 사람은 50년 동안 없었다"면서 "그는 중국이 원하는 건 뭐든지 내줬다"고 했다.

바이든도 지지 않고 트럼프를 ‘친중’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외교 선임 자문역 토니 블링큰은 27일 성명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시진핑 국가 주석을 칭찬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7년 11월 중국 방문 때도 인권문제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아 “중국에 가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첫 미국대통령”이라 비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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