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샘슨 "야구가 아버지와 날 더 끈끈하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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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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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안 샘슨

아버지를 떠올리던 아드리안 샘슨(29·롯데 자이언츠)이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아버지는 야구를 진정으로 사랑하셨다"고 추억했다.

샘슨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혼자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보다 이야기를 하면서 푸는 것이 낫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현지 기자들과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어떤 존재였냐'는 질문에 샘슨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본업에 충실하시고, 훌륭한 분이셨다. 내가 야구를 하는 것을 좋아하셨고, 야구라는 스포츠를 사랑하셨다"며 "야구라는 스포츠를 순수하게, 진정으로 사랑하셨다. 아버지와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야구라는 스포츠가 아버지와 나를 더 끈끈하게 해줬다"고 전했다. 샘슨은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올해 초 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샘슨은 개막을 앞둔 지난달 미국으로 떠났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본 샘슨은 지난 7일 귀국,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21일자로 자가격리를 마친 샘슨은 컨디션을 끌어올린 후 28일 사직 삼성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샘슨의 공백기를 고려해 투구수를 50개 내외로 잡았다. 샘슨은 3⅓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롯데 구단은 샘슨에게 미국에서 더 머물면서 마음을 추스르라고 했지만, 샘슨은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귀국했다.

샘슨은 "미국에 더 있을 수 있었지만, 미국에 있으면 슬픈 시간을 더 보내야했다. 2주 자가격리도 해야해 있다보면 복귀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다"며 "야구를 하면서 슬픔을 잊고 싶었다. 가족도 아버지도 원했을 것이다. 빨리 복귀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픔을 겪은 뒤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는 것이 다소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샘슨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어렵지 않았다"고 잘라말했다.

샘슨은 "한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해서 잘하고 있는 것 같다. 혼자 지내야 하는 것이 힘들기는 했지만, 미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미국 친구들이 자는 시간을 보낼 때는 조금 힘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첫 등판에 대해 샘슨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었기에 기대치가 큰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경기를 하다보니 3개 구종 모두 원하는대로 제구가 됐다"며 "점검 차원에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세세한 부분을 다듬으면 다음 등판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흡족함을 내비쳤다.

이어 "KBO리그 타자들이 공을 따라가는 동체시력이 우수한 것 같다. 언제든 장타를 때릴 수 있는 힘도 겸비하고 있어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아픔을 딛고 시즌에 임하는 샘슨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팀 성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샘슨은 "선발진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100%를 만들어서 투수진을 돕도록 하겠다"며 "매번 이길 수 없겠지만,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면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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