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124년 만에 처음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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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9월로 연기됐다 취소
각자 완주 인증하면 메달 주기로

수많은 스타를 배출해낸 세계 최고(最古)의 마라톤대회인 보스턴마라톤도 코로나19 때문에 결국 취소됐다.

AP통신은 29일 “보스턴마라톤대회가 코로나19를 이겨내지 못하고 대회를 취소했다. 이는 124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1897년 1회 대회를 치른 보스턴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런던(영국), 뉴욕(미국), 로테르담(네덜란드)과 함께 세계 4대 마라톤대회로 꼽힌다. 매년 4월 셋째주 월요일에 열리는 이 대회에는 세계 최정상급 마라톤 선수 외에도 3만명가량의 일반인도 참여한다. 제1·2차 세계대전 기간에도 중단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2013년 117회 대회에서는 결승지점 부근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 3명이 사망하고 180여명이 부상을 입는 끔직한 일도 있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주로를 우회하면서 끝까지 대회를 마쳤다.

한국 마라톤 역사에도 중요한 대회다. 서윤복이 1947년 51회 대회에 한국인으로 처음 참가해 2시간25분39초의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한국전쟁 직전에 열린 1950년 54회 대회에서는 함기용과 송길윤, 최윤칠이 나란히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을 마라톤 강국 반열에 올렸다. 51년이 지난 2001년 105회 대회에서 이봉주가 2시간9분43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케냐의 대회 11연패 도전을 저지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오는 9월14일로 연기됐던 대회는 결국 취소가 결정됐다. 톰 그릴크 보스턴육상연맹 최고경영자(CEO)는 “스태프와 참여자, 자원봉사자, 지지자들뿐 아니라 커뮤니티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내년 대회는 4월19일에 열린다.

대회가 취소되며 이를 대체할 온라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보스턴육상연맹은 대회 참가 예정자들이 각각 42.195㎞를 완주하고 인증을 하면 완주 메달을 발급하는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