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산발적 감염 속출…방역당국 “모임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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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주말 ‘확산 차단’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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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29일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 인근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권도현 기자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102명으로 늘어…지인 등 ‘n차 감염’ 30명
서울 학원서도 7명 …정은경 “유행 계속되면 강력한 거리 두기 필요”
방대본, 치료 효과 일부 입증 ‘렘데시비르’ 국내 긴급도입 추진키로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산발적 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학원·교습소 등 학생 이용 시설에서도 확진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등교개학과 맞물려 연쇄전파가 우려된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이 수도권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때라며 모임 자제 등을 당부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는 58명 발생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만1402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는 경기·인천·서울 등 모두 수도권 거주자로, 부천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된 사례였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이날에만 20명 추가돼 총 102명으로 늘었다. 확산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중 물류센터 직원이 72명이고 가족·지인 등이 전파된 사례가 30명으로, 이미 n차 감염이 상당히 발생했다. 현재까지 해당 물류센터 근로자와 방문객 등 4351명 중 88%인 3836명에 대한 진단검사가 완료됐는데, 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학원 감염 사례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우려한다. 이미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3학년 등 2차 등교수업이 이뤄진 상황에서 자칫 집단감염이 학교 내로 유입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한 학원에서는 지난 28일 인천 거주자인 학원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수강생 2명을 포함해 총 7명 확진자가 나왔다. 이 학원강사는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직원과 접촉한 어머니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서구 미술학원 강사와 유치원생 확진 사례 등을 포함해 이달에만 학원 등에서 발생한 감염은 7건으로, 확진자는 28명에 이른다. 이들 중 21명이 수강생인 학생들이다.

특히 최근 감염 사례는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5월21~27일) 지역사회 감염자 중 수도권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8.4%(181명 중 160명)로 대부분이었다. 클럽·주점·노래연습장·종교시설·식당·사업장·학원 등 발생 장소와 유형도 다양하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역사회 감염의 위험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며 “(KB생명보험) 콜센터 등 연쇄전파의 가능성이 여전히 있고, 그 속도를 따라잡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수도권 감염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유행이 확산된다면 지금보다도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주말에 외출과 모임, 행사 등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가 일부 입증된 렘데시비르가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임상연구 결과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30%가량 단축시켜주는 등 효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본은 이날 국내 긴급도입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정식허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을 식품의약안전처에 요청해 렘데시비르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렘데시비르는 향후 코로나19 환자 중 폐렴이 있고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도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