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문화 연구 거장 홍윤식 교수 별세, 향년 8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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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민속학자 홍윤식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노환으로 28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경향신문 자료사진

불교민속학자 홍윤식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노환으로 28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1934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 불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조계종 총무원 종무원, 동국대 박물관장, 한국전통예술학회장, 전통예술보존협회장 등을 지내며 평생을 유·무형 불교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선양하는 데 힘써왔다.

특히 유형문화재에 한정됐던 불교문화유산 영역이 무형문화재까지 확장된 데는 고인의 공이 컸다. 1960년대 범패를 발굴해 무형문화재 등재에 기반을 닦았으며, 영산재 수륙재 등 불교의례 또한 무형문화재의 한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이제는 전세계 축제가 된 연등회의 가치를 알리고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고인이었다. 불상·불화 등이 단순한 문화재가 아닌 예경의 대상인 ‘성보’로 전환시키는 데도 앞장섰다.

불교계 최고 권위를 가진 미술대회인 ‘불교미술공모전’도 고인이 제안·추진한 성과다. 1970년 시작된 불교미술공모전은 현재까지 불교미술의 전통 계승과 현대적 창작의 길을 이어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1993년엔 동국대박물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일본이 대다수 소장하던 고려불화를 한국으로 가져와 ‘고려불화전’을 열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2년 기산국악제전위원회 박헌봉 국악상을, 지난해에는 조계종 불자대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불교의례의 연구> <고려불화의 연구> <한국의 불교미술> <불화> <영산재> 등이 있다.

빈소는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31일 오전 6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