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측근 "회견문 논란 본질과 다르게 너무 과열"
by NEWSIS2차 회견서 당초 준비한 것과 다른 회견문 공개
측근 "바쁜 상황에 생긴 해프닝...할머니 말씀이 중요"
현재까지 윤미향과 연락이나 접촉은 없어
[대구=뉴시스] 이은혜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 할머니 측 관계자들이 '본질과 다른 이야기로 과열돼 있다'고 밝혔다.
29일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시민모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2차 기자회견을 앞두고 서혁수 시민모임 대표 등 2명의 도움을 받아 기자회견문을 작성했다.
서 대표 등은 지난 22∼23일 이틀간 이 할머니가 말하는 내용을 사투리까지 살려 그대로 받아 적었다.
구술문 형식으로 완성한 기자회견문은 A4용지 5장 분량에 달한다.
시민모임은 25일 2차 기자회견 당일 이 할머니의 뜻에 따라 단상에 기자회견문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다른 기자회견문을 들고 입장했다. 이후 '이걸 카메라로 찍었으면 좋겠다'며 손에 든 기자회견문을 기자들을 향해 들어 보이기도 했다.
할머니가 공개한 기자회견문은 수양딸 곽모씨가 할머니와 함께 작성한 것이다.
서 대표는 자신이 준비한 것과 다른 기자회견문이 공개된 점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기자회견문을 작성한다는 생각으로 쓴 게 아니라, 할머니와 이야기하며 무슨 말씀을 하실지 들어보고 정리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언론에선 기자회견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때 회견문을 읽지 않았다"며 "지금 논란은 논점이 잘못된 것 같다. 할머니가 (육성으로 말씀한) 기자회견 내용이 중요한 거고, 우리가 준비했던 글에도 그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할머니도 기자회견문이 두 개 있단 걸 알고 제가 작성한 걸 (행사에) 준비하라고 하셨다"며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른 글이 공개됐고) 할머니는 급하게 도착하는 바람에 경황이 없어 그게 그건 줄 아셨다. 나중에 화를 내신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를 수행하는 측근 A씨 역시 "기자회견 장소가 두 번이나 바뀌는 등 상황이 매우 정신없게 돌아갔다. (기자회견문이 바뀐 것도) 이 과정에서 생긴 해프닝이다"라며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가 하고픈 말씀 다 하지 않았나. 기자회견문 관련 논란이 과열됐다"고 말했다.
또 "할머니께서도 애초 준비한 걸 왜 안 가져왔냐며 화를 내신 거지, 큰 뜻을 두고 역정을 낸 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5일 2차 기자회견 후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문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2차 기자회견 하루 뒤인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에 수양딸 곽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첫 기자회견 때 회견문이 없어 언론에서 짜깁기된 내용만 전달하기에 내가 어머니와 상의해 문장을 모두 확인받고 정리해 발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할머니도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딸 같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한테 내가 이거 (기자회견문) 썼는데 좀 똑바로 쓰라고 했다"면서 "(내용은) 내가 생각하고 내가 했다. 떳떳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후 대구 지역 숙소에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56) 당선인의 연락이나 접촉은 아직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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