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주말 등교'까지 강행하는 무서운 고교

[제보] 경북 S고, 0교시와 야자에 주말학습까지... 참학 "생명보다 성적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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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S고가 만든 등교개학 이후 학생생활 일과표. ⓒ 제보자

 
경북 경주에 있는 사립 S고가 0교시 수업, 야자(야간자율학습)는 물론 주말-공휴일 학습까지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코로나19 재확산 대책으로 '등교인원 최소화' 기준까지 발표하고 나선 상황에서, 학교가 정반대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학생 생명보다 대입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학생 등교 최소화' 기준 내놨는데...

29일, S고가 만든 '등교개학 이후 학교생활 일과표' 문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이 일과표를 보니 이 학교 1교시는 오전 8시에 시작한다. 0교시 수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과표에는 또 오후 4시에 7교시 수업을 모두 끝낸 뒤 오후 4시 20분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방과후학교(보충수업) 시간이 적혀 있다. 이어 저녁을 먹은 뒤 오후 6시 1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야자(자기주도활동)를 벌인다.

심지어 이 학교는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학생들을 등교시킨다. 일과표를 보면 토요일, 공휴일에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자율학습 등교가 적혀 있다.

이 학교는 이미 토요일인 지난 23일 고3 학생들을 등교시켰으며, 오는 30일에도 등교학습을 강행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오는 6월 3일 1~3학년 등교수업이 모두 재개되면 1~2학년에게도 0교시, 야자, 등교학습을 모두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다.

이 학교 교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요일에는 학생들을 등교시키지 않으며, 주말 자율학습은 강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교육청에서 자율학습에 대해 자율성을 줬기 때문에 등교수업이 시작됨에 따라 늘 해왔던 대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12일 이 지역 학교에 '감염병 예방조치를 한 후 학생들의 자유의사를 보장하는 속에서 방과후학교와 야간자율학습에 대해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 따라 이 지역 일부 학교가 야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6일 야자 전면 금지 조치를 내렸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교육청이 그런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주말학습까지 진행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한 얘기이며 해당 학교에 상황을 알아보겠다"면서도 "공부할 공간을 원하는 학생이 있다면 학교가 주말에도 자율적으로 공간을 제공할 수는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대학입시 결과도 게시

S고는 공식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2020학년도 대학입시결과'를 올려놨다. 이른바 명문대 이름 옆에 합격자 수를 적어놓은 것이다. 대입 결과는 지난해에 나왔는데, 반년 가까이 흐른 아직까지도 게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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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S고 공식 홈페이지에 떠 있는 대학입시 결과 자랑 팝업창. ⓒ 인터넷 갈무리

  
하지만 이런 행위는 국가인권위 권고에 어긋난다. 국가인권위는 학교의 현수막 게시 문제에 대해 지난 2015년 1월과 2012년 10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특정학교 합격을 홍보하는 것은 소외감과 차별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면서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행위를 지도 감독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S고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 비상 시국에 0교시와 야자에 이어 공휴일 등교가 가당키나 한 처사냐"면서 "학생 안전을 외면한 잘못된 경북지역 교육 현실이 바로잡히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참학) 회장은 "코로나로 학생 생명이 위협당하는데도 오로지 대학입시 성적 때문에 과거처럼 야자와 0교시를 진행하는 학교가 전국에 한둘이 아니다"면서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교훈인 '학생 안전 우선' 원칙에 따라 교육부와 교육청은 S고처럼 야자와 주말학습까지 강행하는 학교에 대해 엄중 지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21일자 기사 <코로나 와중에, '야간자율학습' 강행한 고교들>(http://omn.kr/1noda)에서 "서울, 전북, 강원, 울산지역 일부 고교들이 코로나19 학생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인데도 야자를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