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관례적인 디자인 No! 새로운 세계처럼 Yes!", 승천의 보루 탄생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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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환경이나 배경 음악은 신규 지역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어둠땅은 지금껏 와우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사후 세계를 주 무대로 하고 있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둠땅 승천의 보루에 처음 도착했다면 금빛의 웅장한 건물과 반짝거리는 구름, 날개 달린 천사 조각상, 성스럽고 평화로운 음악에서 '천국'이라는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점차 변화하는 이질적인 배경과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의 사운드는 승천의 보루에 심상치 않은 사건이 발생할 것을 암시하죠.

적절한 주변 환경 디자인과 음악은 승천의 보루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한층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듭니다. 어둠땅의 승천의 보루를 설계하면서 디자이너가 느낀 고뇌와 각종 비화를 아래에 생생하게 소개합니다.

#1. 승천의 보루(Bastion) 콘셉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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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윤(Brian Youn) – 던전 아티스트 보조

위 그림은 승천의 보루에 마치 스타디움 경기장 같은 장소를 만들자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영광과 승리의 느낌을 자아내며 구름과 폭포 물방울이 빚어낸 안개에 둘러싸여 있어 웅장하면서도 어딘지 고립된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승천의 보루 포인트 아티스트를 맡은 제시카 클라크가 건네준 스케치가 이 부근의 축척과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주변을 이루는 형태는 주로 로마와 중동 건축물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지만 승천의 보루라는 사회의 구조적 특징이 분명하게 두드러지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예를 들어 기둥의 높이를 조금씩 높여 키리안 위계 구조 속에서의 승격을 의미하게 했고, 중앙의 조각상은 지망생에게 의욕을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변 조명도 다가올 시련과 앞날에 이룰 업적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으로 구성했습니다.

#2. 키리안(Kyrian)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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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황(Jay Hwang) - 수석 소품 아티스트

키리안은 자긍심이 넘치고 위풍당당한 태도가 특징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도안과 스케치는 특유의 분위기를 포착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 콘셉트 디자인의 경우 날개를 위엄 있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깃털로 이루어져 있지만 마치 망토를 두른 것처럼 보이게 연출했습니다. 이런 이미지가 키리안의 문화와 거주자의 느낌을 신속히 파악하는 데 무척 중요합니다.

#3. 승천의 보루 소품 - 종(B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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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워너(Ashleigh Warner) - 소품 아티스트

디자인 팀에서는 초기에 키리안 문화에서는 종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도록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종은 이 구역에 있는 완만한 평야의 평화롭고 차분한 분위기에 잘 어울립니다. 키리안은 거의 종교 단체에 가까운 수준으로 의무와 봉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데, 종은 종교 단체를 떠올리게 하는 소품이기도 합니다. 종을 주요 소품으로 정하고 나니 소리가 정말 멋있겠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퀘스트 목표를 알릴 때 구역 전체에 기분 좋은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리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제게는 종의 전반적인 외형 디자인을 고안할 책임이 맡겨졌습니다. 우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밑으로 갈수록 넓게 퍼지는 종 모양부터 시작했지만 이 모양은 직선과 높은 수직 형태로 이루어진 키리안의 건축과 맥락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에 시도해본 스타일이 위의 콘셉트 아트 디자인입니다. 키가 크고 기하학적인 원통 모양에 가로 방향으로 띠를 둘렀죠. 매달린 천은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휘날리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이 구역의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종이 맞긴 한데 흔히 보던 종과는 좀 다른 모습입니다. 어둠땅에서는 어떤 것도 관례적인 디자인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세계처럼 보이도록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어떤 물건인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친숙하면서도 차별화를 주는 소품을 만들기 위해 균형을 잡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창작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고 어둠땅 소품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디자인 중 하나입니다.

#4. 승천의 보루 던전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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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몽섭(Mongsub Song) - 콘셉트 아티스트

승천의 보루에서 령을 관리하는 방법을 묘사하면 흥미롭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던전 디자인은 령을 정화하고 내보내기 전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가운데의 웅덩이에 령이 모이면 종이 울리면서 령을 정화합니다. 우두머리를 처치하면 키리안 조각상 4개가 차고 있던 긴 검을 뽑아 높이 들어 령을 내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표시합니다.

#5. 승천의 보루 습격(Bastion Incu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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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나 타이(Lianna Tai) - 던전 아티스트

죽음의 각성 던전은 말드락서스에서 승천의 보루를 기습한 사건을 보여줍니다. 저는 콘셉트 아트를 통해 말드락서스 군대가 쳐들어오면서 이곳에 몰아치는 광기와 혼돈의 에너지를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실험적인 재료와 강령 마법을 시전하는 날것의 공격성, 혐오스러운 기운의 거대한 살덩어리 같은 것이 승천의 보루 특유의 질서정연하고 우아한 구조와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승천의 보루의 주요 건물에 진한 연기와 먼지가 구름처럼 피어올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혼돈과 불안이 팽배하게 됩니다. 말드락서스의 테마 색인 짙은 녹색이 승천의 보루를 상징하는 파란색에 침투해 이질감을 강조합니다. 승천의 보루를 지키던 키리안 동상은 파괴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수평선 너머 가느다란 빛이 나타나 동이 틀 전조가 보이는데 이것은 승천의 보루가 다시 발을 딛고 일어나 맞서 싸우려 한다는 뜻입니다.

#6. 대형 전투기계(Automa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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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입(Tom Yip) -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

승천의 보루는 웅장한 건축물, 천상의 피조물과 세련된 정취가 넘치는 아름다운 왕국입니다. 이런 유토피아적인 풍경에 잘 섞일 만한 대규모 피조물의 콘셉트를 잡아 실제로 배치하는 작업은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디자인이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키리안 성약단 방어구 세트의 몇 가지 디자인 요소를 포함하고, 주변 환경 전체를 참고하면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 모델의 개발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팔로 대포를 쏘는 엄청 큰 전투기계를 만들었으니 말이죠!

#7. 사자 전투기계(Lion Automa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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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핑스톤(Dan Pingston) - 캐릭터 아티스트

위 디자인은 승천의 구역에 있는 동물을 통괄하는 전반적인 형태를 본격적으로 확정하기 전에 만들어 본 고양이 얼굴의 전투기계 초기 버전입니다. 결과적으로 상당 부분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지만 주변 건축물이라든지 환경, 콘셉트 디자인 팀에서 정한 문화적인 맥락을 좀 더 살리는 방향으로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쳤습니다.

#8. 승천의 보루 지도자, 집정관(Arc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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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빈 탄(Kelvin Tan) - 캐릭터 아트 슈퍼바이저

집정관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승천의 보루에 사는 다른 거주자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느낌을 주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죠. 키리안은 섬세하고 위엄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정관 캐릭터 자체가 그런 분위기를 집대성한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고 디자인했습니다. 입고 있는 옷의 투명한 마법 소재부터 머리카락과 몸 전체를 통해 흐르는 에너지까지 집정관은 키리안 최상위 계층을 나타내는 화신입니다. 까다로운 작업이었지만 그만큼 재미있었고 디자인과 모델 제작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9. 청지기(Steward) 콘셉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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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빈 탄(Kelvin Tan) - 캐릭터 아트 슈퍼바이저

청지기는 승천의 보루 인구를 늘리도록 돕는 주변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디자인 팀의 요구에서 탄생한 존재입니다. 저는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을 판타지 세계관에서 재해석해 구현하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통통한 체형에 기발한 성격이 빛나는 캐릭터라 작업하기 즐거웠습니다. 키리안은 황금이 주된 요소이므로 황금색을 디자인에 꼭 넣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깃털과 황금이라는 두 가지 디자인 요소가 결합하면서 흥미로운 조합이 탄생했죠. 저는 청지기 최종 디자인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여러분의 반응도 빨리 보고 싶습니다!

#10. 령(Anima) 스타일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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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카모디(Sarah Carmody) - FX(특수효과) 아트 슈퍼바이저

이 콘셉트 디자인은 어둠땅 개발 단계에서 아주 초기에 그린 것인데 당시에는 승천의 보루가 아직 초안만 잡힌 상태였습니다. 이것이 나중에 '령'이라고 불리게 됐죠. 확장팩 전체를 하나로 묶어줄 완전히 새로운 특수효과입니다. 새로 선보일 네 개 구역은 각자 개성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테마를 특징으로 잡았습니다. 령은 배경이 아제로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워주고 어둠땅의 모든 요소를 시각적으로 통일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스틱스강과 목숨의 실 같은 친숙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완성한 것이 위의 최종 콘셉트입니다. 구역마다 령이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구역별 삶의 방식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면서도 기본 요소는 똑같다는 것이 명확하게 표현되어야 했죠. 승천의 보루에 있는 령은 자유롭게 부유하며 풀린 듯하지만 잘 통제된 형태의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11. 승천의 보루 환경 디자인 -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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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맥키(Kate McKee) - 환경 아티스트 보조

이 식물은 제가 어둠땅 디자인으로 처음 작업한 작품입니다. 동료 아티스트인 세르반도 루피니로부터 멋진 흑백 식물 콘셉트 디자인을 두 개 전달받았는데 그것을 시작으로 몇 가지 색상 작업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색상 톤을 선택할 때 꽃잎이 강조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구역 내의 여러 가지 색깔을 이리저리 바꿔 보기도 하고, 새로운 색을 더하기도 하면서 이 식물에 특별한 느낌을 부여하는 동시에 이미 배치된 것들과도 잘 어울리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꽃과 색상을 승인받은 뒤에는 식물의 모델링과 질감 표현에 돌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약간 새처럼 보이는 버전이 완성됐는데 이런 미학적인 형태를 꼭 관철하고 싶었습니다. 꽃잎의 모양을 구성할 때는 둥지에 앉아 있는 새처럼 보이게 할 방법이 없을까 연구하고 여러 가지로 실험했습니다. 그러다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일종의 착시 현상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고 꽃잎 모양을 과장해서 두드러지는 디자인을 내놓았습니다. 이제 플레이어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둥지를 튼 새 같기도 하고, 키리안의 날개 같기도 한 식물이 탄생했죠!

#12. 피어나는 영광(Rising Glory) 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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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후버(Kelli Hoover) - 환경 아티스트

승천의 보루에 쓰일 피어나는 영광이라는 일종의 약초를 디자인하면서 제가 원한 방향은 이 구역 자체에 잘 어울리면서도 어딘가 특별해 보이는 식물을 창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승천의 보루는 오팔과 같은 영롱한 색조와 흐르는 듯한 느낌의 천사 같은 미학적 개념을 중심으로 한 곳이라는 점을 유념하면서 아이디어를 스케치해보았습니다. 이 식물은 주로 들판에서 볼 수 있을 테니 잔디 위로 우뚝 솟아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마법의 효력이 깃들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길 원했습니다.

#13. 초롱꽃(Bellflower) 콘셉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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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곤잘레스(Gabriel Gonzalez) - 환경 아티스트

승천의 보루는 시작할 때부터 천국 같고 광활하며 탁 트인 공간으로 연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주변 환경에 둥둥 떠다니면서도 무언가 다른 특징이 있는 여러 가지 식물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플레이어가 이 구역을 지나갈 때면 들판에 가득 핀 꽃이 마치 풍경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음악 소리를 내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처음에는 초롱꽃에서 영감을 얻은 대략적인 스케치부터 시작해 점차 아이디어를 다듬어 나갔습니다. 깃털 모양에서 영감을 얻어 승천의 보루의 테마와 더 잘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몇 차례 수정했습니다.

협곡을 이루는 벽을 대부분 이 꽃으로 장식했습니다. 이후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플레이어가 이 식물을 보고 바람이 솔솔 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연출했죠. 식물이란 개체 하나만으로 훌륭한 디자인으로 완성할 수 있지만 개별적인 요소의 시너지 효과로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때야말로 환경 디자인이 부리는 마법의 진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14. 승천의 보루 깃발, 벽면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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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나 타이(Lianna Tai) - 던전 아티스트

승천의 보루는 아제로스에서 만나 본 영혼의 치유사로부터 디자인 아이디어를 많이 얻은 확장팩입니다. 우선 영혼의 치유사에 적용한 색상 톤부터 빌려왔고, 날개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나풀거리는 치유사의 모습을 바탕으로 승천의 보루에서 나부끼는 깃발을 디자인했습니다.

질감을 디자인할 때는 열망자들이 겪는 초월적인 여정을 반영했습니다. 패턴은 대부분 수직적으로 시선을 하늘을 향해 올려보게 만듭니다. 여정을 시작할 때 열망자는 칙칙한 돌과 같이 보다 현실적인 요소로 구성된 질감으로 표현됩니다. 그러다 키리안 위계 구조 속에서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순수하고 세련된 소재를 사용하합니다. 흰색 대리석에 밝은 금색을 더한다거나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스테인드글라스 삽화, 짙은 파란색과 풍성한 보석 색조를 사용합니다.

#15. 키리안 캐릭터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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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워너(Ashleigh Warner) - 소품 아티스트

키리안의 룬은 아트 디렉터인 일라이 캐넌이 고안한 콘셉트에서 출발했습니다. 긴 룬 문자열은 텍스트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깃발이나 건물에 사용했고, 파란색 룬은 여러 사원을 뜻하는 기호로 쓰려고 만들었습니다. 텍스트보다는 아이콘 같은 느낌이 강해서 지혜나 봉사와 같은 여러 가지 관념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저는 허구의 언어와 문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게임 아티스트보다는 그래픽 디자이너에 가까웠기 때문에 두 가지 분야가 결합된 프로젝트를 맡으면 정말 반갑습니다. 플레이어가 읽을 수 없더라도 실제로 있을 법한 문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참 재미있습니다.

#16. 승천의 보루 환경 소리
▲ 승천의 보루 환경 소리 - 출처 : Calibury Youtube

미카엘 힐(Michael Hill) - 수석 사운드 디자이너

와우에서 환경 소리를 입힐 때 보통 현실적이고 리얼한 소리부터 시작해서 평화로운 숲속, 불길한 용암 동굴, 소름 끼치는 늪지대 등 미묘한 요소를 덧붙여 정서적인 느낌을 더합니다. 그러나 승천의 보루는 이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자연 환경과 달리 승천의 보루는 새 키리안 승천자를 훈련해 키워낸다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낸 세계입니다. 이곳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는 차분하고 평화로운 소리가 나면서 명상과 성찰에 걸맞은, 마음이 진정되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잔디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 멀리에서 거행되는 의식의 종소리, 평화로운 야생동물 소리 같은 것이 가끔 울리는 조용한 구역이죠.

다만 현재 승천의 보루는 정상 상태가 아닙니다. 마음을 달래주며 명상을 하기 좋을 것 같은 환경이 점점 더 이상해져 쾌적함은 덜하고 약간 적대적인 느낌이 들기까지 합니다. 바람과 동물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 대신 이 땅에 스며드는 타락과 적의를 상징하는 불길한 음조를 넣었습니다. 플레이어가 키리안 성약단을 도와 다가오는 위협을 물리치고 왕국을 재건하는 과정 중 승천의 보루에서 들리는 소리도 미묘하게 바뀝니다.

#17. 승천의 보루 테마 음악
▲ 승천의 보루 테마 음악 - 출처 : Warcraft Music and Gaming Youtube

글렌 스테포드(Glenn Stafford) - 수석 작곡가

승천의 보루 테마 음악은 키리안 성약단에 합류해 모험을 이어나가는 이들의 강렬한 정서적 여정을 강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키리안은 아름다운 천상의 낙원에서 사후세계를 둘러보며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자신을 강하게 단련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애쓰고 있죠.

이 세계에서는 종소리가 아주 중요한 미적 요소입니다. 음악 속에 종소리 같은 느낌의 소리와 효과를 결합해 듣는 사람에게 신성하고 강력한 힘이 깃든 장소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줍니니다. 천상의 노래라는 느낌을 주는 합창단도 음향에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목소리는 이 땅 전체를 흐르는 령이라는 생명력과 결을 같이 합니다. 령의 흐름이 끊긴 뒤에는 의심하는 마음이 서서히 스며들고 음악도 좀 더 어둡고 신비로운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이 영감의 원천 중 하나는 아제로스였습니다. 영혼의 치유사를 찾아가 본 적이 있는 플에이어라면 승천의 보루에서 흐르는 음악이 익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