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질의응답] 윤미향 "불체포특권? 검찰수사 피할 생각 없다"
[일문일답 정리본] 윤 "제 계좌는 모두 선관위에 보고, 이용수 할머니께 진심 전하려 노력"
by 유성애(findhope)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20분간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약 20분 간 후원계좌 의혹·이용수 할머니 관련 논란·검찰 수사 등에 대한 추가 질문에 답변했다. 다음은 현장 질의응답을 이슈별로 정리한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 및 2015 한일합의 당시 상황 관련
- 지난 2012년 이용수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말렸던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특별히 말렸다라기보다... 그런 녹취가 있었다는 것을 기사로 접했다. 제가 그때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 할머니께서 거리에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제게 전화를 했고, 그 목소리를 통해 제가 만류했다고 기사 나오고 있다. 그런데 구체적 정황은 제가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저는) 그때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려고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쉽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씀드렸던 것 같다."
- 지난 2015년 한일합의 당시, 일본 정부 측이 제안한 10억 엔을 할머니들께 받지 말라고 권한 적 없나.
"없다. 당시 정대협은 2015년 한일합의가 발생하고 나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을 방문하면서 2015 한일합의 내용 설명했다는 것을 할머니들을 통해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보고 받았냐면 '일본 정부가 사죄했대, 배상했대, 돈을 준대'라는 식으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2015년 합의 전체를 할머니들께 설명해 드리고, 그럼에도 할머니가 1억 원 받는 것은 자유라고 말씀드렸다. 당시 수요집회에서도, 비록 할머니가 1억 원 받는다고 해도 그건 할머니들 탓해선 안 된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었다. 돈을 받더라도 할머니 탓이 아니고, 국민과 피해자가 반대함에도 한일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10억 엔을 발행한 (한국) 정부와 법적 피해 회피하려 한 일본 정부의 책임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 일각에선 할머니들에 대한 비난 여론도 있다. 그에 대한 생각은.
"할머니에 대한 비하를 중단했으면 한다. '일본군 성노예'라는 아픔을 겪은 것만으로도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분들이다. 또, 한국 사회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라서 피해자들이 피해를 억압당하고 침묵을 강요당할 때, '내가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낸 것만으로도 용감한 행동으로 평가받고 역사가 그렇게 기록해야 한다. 30년 동안 아무도 하지 않고 침묵하던 일을 세계 곳곳에서 말한 것이다. 그분들에게 돌팔매를 던질 수 있는 분은 한국 사회에서 없다고 말하고 싶다."
- 이용수 할머니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용수 할머니에게 제가 배신자가 돼 있는데, 사실 저는 1992년부터 이용수 할머니와 30여 년을 같이 활동해왔다. 그럼에도 할머니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할머니께서 저를 배신자로 느낄 만큼 제가 신뢰를 드리지 못한 점은 지금이라도 할머니께 사죄드리고 싶다. 제가 사과드리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이미 할머니께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앞으로도 할머니께 제 마음과 진심 전하려고 노력하고 싶다."
안성 힐링 쉼터 상황·부친 고용, 개인 계좌 사용 의혹 등 관련
- 안성 쉼터 관련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당시 이용 상황은.
"그건 이미 정의연(정의기역연대)에서 구체적으로 밝힌 걸로 알고 있다. (당시) 운동의 상황적 변화가 더는 안성 힐링센터에서 진행할 수 없던 상황이었고, 그래서 그걸 솔직하게 모금회 측에 보고했다. 그러자 모금회 측에선 '더 지탱할 수 없으면 안성 힐링센터를 매각하고 잔여금을 반환하는 게 좋겠다'는 공문을 저희 단체에 보내왔다. 그 공문에 따라서 매각했다."
- 오늘 기자회견에선 해명이 없었는데, 힐링센터에 아버지를 고용한 부분을 해명한다면.
"안성 힐링센터에 제 부친을 고용했다는 것에 대해선 이미 정의연 측을 통해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 하지만 당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은 현실, 다른 한편으론 주택을 빈집으로 관리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최소한의 관리 방안을 강구한 끝에 저희 아버지께 부탁드렸던 것이다.
그 인건비를 제대로 산정할 수 없어 그런 최소한의 급여를 지급하고 (관리를) 부탁드리게 됐다.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친아버지를 안성 힐링센터 직원으로 채용한 건 잘못됐다는 점 말씀드린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중앙선거관리위 계좌 신고 및 검찰 조사 관련
- 선관위 재산신고 때 개인계좌도 신고하셨나.
"제가 갖고 있던 현금, 부동산은 김복동 장례위원회에서 장례 끝나고 제 재산 모두 신고했다. (질문 : 후원계좌라고 밝혔나) 제가 갖고 있던 모든 계좌는 선관위에 보고했다."
- 선관위에 신고한 예금과 개인계좌로 받은 후원금을 혼용한 적 있나.
"없다."
- 개인계좌 후원 내역 상세 공개할 생각이 없나.
"검찰에서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고 조사에 응할 생각이다."
- 과거 개인 계좌로 김복동 할머니 장례 조의금을 받았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전체 할머니를 위한 사업은 정의기억연대나 단체 이름으로 모금했다. 다만 김복동 장례위원회의 경우 말했듯이 제가 상주였다. 장례위는 단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 계좌를 냈다. 또 김 할머니를 유럽으로 모시고 가며 비즈니스석에 모시고 싶었는데, 이건 전체 할머니들을 위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제 개인계좌로 모금해 편하게 모시려던 취지였다. 그러나 돌아보니 개인 명의로 모금했던 건 명확한 잘못이고, 이 또한 검찰에 고발돼 있다. 앞으로 소명해가겠다."
- 검찰 소환 요청받으셨나.
"아직 안 받았다. 정의연이 검찰 조사에 임하고 있다."
- 임기 시작되면 불체포 특권이 생기는데, 검찰 측이 소환 요청하면 응할 생각인가.
"피할 생각 없다.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이나 그에 따르는 모든 책임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다."
- 당내에서 사퇴 권유 있었나. 또 국민의 70%가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는데 그에 대한 입장은.
"(당내 사퇴 권유는) 없었다. (70% 사퇴 찬성에 대해선)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가 맡을 역할들, 그에 맞춰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향후 운동 방향 및 기타 관련
- 운동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국회의원 활동 시 앞으로 운동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사실 저는 지난 3월 20일 이미 정의연에 사표를 냈다. 향후 운동 방식은 더 적극적으로 토론하되, 할머니가 제안하신 말씀을 경청해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증오를 키우지 말고 미래세대에 역사교육을 하자'고 강조했다.
이용수·김복동·김학순 등 수많은 할머니들이 수요집회에서 말했던 건, 증오를 키우는 게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 만들려는 운동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다. 또한, 이용수 할머니가 말한 '미래세대 교육'은, 할머니나 시민사회만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 국회와 한일 정부, 모두가 함께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 잠행이 굉장히 길었다. 그동안 사퇴에 대한 고려는 없었나.
"입장문에서도 말씀드렸듯 저의 30년을 되돌아보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 지난 세월 장부와 통장과 제 기록을 하나하나 뒤져보고 기억을 찾아내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지난한 시간이었다. 사실 30년 동안 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시간을 다 기억해낼 순 없었다. 앞으로도 검찰 조사과정에서, 지난 30년 기억을 소환해서 기억해내야 하는 과제가 제게 남아 있다."
- 왜 오늘 해명 기자회견을 하게 됐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지금쯤이면 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강했다. 잠행이 길었던 것은, 제 아픈 치부와 제 잘못, 실수 등이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 제 역사를 돌아본다는 게 제게 너무나 깊은 반성의 시간이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긴 시간 여러분 앞에 나타날 수가 없었다.
한편, 제가 미숙한 점이 있었다. 앞서 저를 변호하고 싶어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그게 제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또 다른 오류와 의혹을 계속해 낳는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답변, 어떤 목소리로 제가 처한 이 삶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저 스스로에게 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정말로 용기 내어서 국민들께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이 들어서 이렇게 나오게 됐다. 앞으로 검찰수사 과정에서 소명을 피하거나, 제 직을 핑계로 이를 피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