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수호신' 함덕주의 큰 그림 "언젠간 선발로 뛰지 않을까요?"[SS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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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 함덕주.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앞쪽으로 가고 싶죠.”

함덕주(24·두산)는 최근 무너지고 있는 두산 불펜진 사이에서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을 정도로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함덕주가 마운드에 오를 땐 얘기가 다르다. 27일 기준 1승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70로 맹활약하고 있고, 지난 27일 잠실 SK전에서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마무리 이형범의 난조에도 김태형 감독이 안심할 수 있었던 이유다. 28일 경기를 앞둔 김 감독은 “(함)덕주가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당분간 위기 상황에 올라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두산 불펜진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투수이기에 김 감독은 함덕주에게 임시 마무리직을 맡겼다. 그러나 함덕주는 “마무리는 내 체질이 아니다. 순서만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클로저 임무에 대해 단칼에 선을 그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마무리엔 욕심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을 정도로 어려운 자리다. 이날도 “마무리는 심적인 부담이 크다. 지난해에도 해봤지만, 무너졌을 때 회복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대신 함덕주의 시선은 조금 더 높은 곳에 향해있다. “고정 마무리보다는 앞쪽으로 가고 싶다”며 은근슬쩍 선발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2017시즌 선발 보직을 맡았던 당시 9승을 올렸던 좋은 기억도 있다. 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현재 두산 토종 선발을 맡고 있는 이영하와 이용찬 유희관 모두 좋은 능력을 갖춘 투수진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함덕주는 “선발하고 싶은 건 당연하지만, 지금 우리 투수진이 좋다. 세 명 다 잘하고 있고, 국가대표급이니 지금은 당연히 불펜에서 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타이밍을 보고 있는 함덕주는 꾸준한 어필(?)도 잊지 않고 있다. “기회를 주신다면 할 수 있다고 말은 하고 있다”라며 “나도 잘하다 보면 언젠간 선발이 되지 않겠나. 그냥 나의 바람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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