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창건설화부터 마음치유까지...부처님오신날 맞아 불교서적 잇단 출간

불교계의 최대 경축행사인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앞두고 다양한 종류의 불교 관련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생활속 거리 두기 등의 실천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갖가지 책들을 통해 부처님오신날의 참 뜻을 되새기는 일도 의미가 있다.

당초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은 지난 달 30일 봉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1개월 연기돼 30일 오전 서울의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의 사찰에서 일제히 거행된다. 조계종을 비롯해 불교계 각 종단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행사 참여인원 최소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아래 봉축행사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29일 “철저한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행사가 치러질 것”이라며 “여느 해보다 조촐한 봉축행사가 예견된다”고 밝혔다.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앞두고 최근 출간된 불교 관련 서적들은 주제나 소재가 다채롭다. 전국의 주요 사찰들 창건 설화 순례부터 우리 시대 선지식으로 불리는 원로 스님의 참선 가이드, 국내외 저자들의 수행과 명상 등이 대표적이다.

<천년 고찰 이야기>(최종걸 지음/다우)는 전국 유명 사찰들의 창건에 얽힌 흥미로운 설화, 이야기 등을 다룬 책이다. 유구한 역사의 천년 고찰들은 창건 당시나 창건 이후의 중창불사 과정 등에서 귀를 솔깃하게 하는 이야기 한 두가지씩은 품고 있게 마련이다. 특히 창건 설화에는 고승들의 깨달음이나 당대 사람들의 발원이 직설적으로 또는 은유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천년을 이어오는 그 이야기들 속에서 한국 문화의 원형, 속살을 만날 수도 있다. 책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들과 5대 적멸보궁, 3대 해수관음 성지, 삼보사찰 등 전국 80여개 사찰의 옛 이야기를 담았다.

<태백산 선지식의 영원한 행복>(고우스님 법문·박희승 정리/어의운하)은 조계종의 대표적 선승이자 봉화 금봉암에 주석하고 있는 고우스님의 법문집이다.

그야말로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벗어나 영원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원로 스님이 안내하는 것이다. 고우스님을 20여년 째 은사로 모시고 배우는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가 법문 내용을 기록·정리했다. 스님은 싯다르타의 고뇌와 출가·구도와 수행 내용을 시작으로 중도와 참선, 간화선의 발전전개 과정, 역대 조사들의 가르침, 일상생활 속에서 불자들이 참선하는 방법, 화두참선의 효과, 간화선과 위파사나 등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스님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핵심은 중도와 연기다. 영원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치우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중도, 또 우주의 모든 만물은 서로 의지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연기의 지혜를 갖추자고 강조한다.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이중표 지음/불광출판사)은 불교계 석학으로 불리는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붓다가 깨달은 진리인 연기법과 그 연기법을 체득할 수 있는 수행법인 ‘9차제정’의 핵심을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붓다의 깨달음은 사변이 아니라 철저한 수행의 결과물이라며 붓다는 연기법 체득을 위한 9차제정이라는 구체적 수행법을 남겼다고 강조한다. 책은 연기법을 시작으로 중도, 4성제와 8정도, 12입처와 18계, 5온, 그리고 핵심인 9차제정과 12연기로 해설을 이어간다. 2015년 전남대출판부에서 나온 책의 개정판으로 원로 학자의 연구성과가 집약됐다.

<마음이 아플 땐 불교 심리학>(잭 콘필드 지음·이재석 옮김/불광출판사)은 서구 명상 지도자의 스승으로 불리는 저자가 직접 상담·치유한 100여건의 사례를 중심으로 쉽게 풀어쓴 마음 치유·수련법 해설서라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출간 이후 명상과 마음치유 관련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저자는 마음의 병 치료를 위해선 불교적 마음 치유와 수련을 강조하며 각 사례와 치유법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