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원내대표들에게 내놓은 요리는 ‘모듬해물찜’

靑 “모듬식재료 어우러진 찜요리, 화합 기원 마음”
가톨릭 문대통령·기독교 김태년·불교 주호영, 석조상에 함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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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9 16:48 | 수정 2020.05.29 17:01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게 보낸 선물은 직접 요리한 ‘모듬해물사태찜’이라고 29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여사는 전날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이 끝난 뒤 두 원내대표에게 “집에 가서 드시라”며 보자기에 싼 요리 선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요리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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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지난 28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선물한 모듬해물사태찜. /미래통합당 제공

강 대변인은 “육류·해물·야채 등 모듬 식재료들이 어우러지는 찜요리는 화합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며 “김 여사는 음식 찬합을 각각 양당의 당색인 파란색과 핑크색 보자기로 감쌌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치’에 대한 바람을 담아 파란색 보자기는 주호영 원내대표, 핑크색 보자기는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동을 마친 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최형두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와 저녁 자리에 이 선물을 들고 갔다. 주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서 보자기를 풀어 함께 나누려 했지만, 김 수석부대표 등이 “집에 가서 가족과 드시라”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영부인께서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2017년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5당 원내대표와 만났을 때도 협치의 의미를 담은 조각보에 직접 만든 인삼정과를 싸 원내대표들에게 선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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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을 마친 뒤 산책 도중 경내에 있는 석조여래좌상에 합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전날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는 오찬 회동 후 30여분 간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청와대 뒷산에 있는 석조여래좌상(보물 제1977호)을 찾아 합장했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 부부도 주말에 불상을 찾아 시주를 하곤 한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에게 불상 앞 시주함을 가리키며 “여기다 넣으면 복 받습니다”라고 덕담을 건네며 종교를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기독교”라고 답했다. 그러자 국회 불자 의원 모임인 정각회 명예회장인 주 원내대표가 “대통령님과 김태년 대표님 것까지 같이 준비해왔다”며 양복 상의에서 봉투를 꺼내 시주함에 넣었다. 강 대변인은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 기독교 신자인 김 원내대표, 불자인 주 원내대표, 이렇게 세 분이 함께 예를 올리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산책 도중 ‘오운정(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02호)’이란 정자 앞에서 주 원내대표에게 “현판을 누가 썼는지 한번 확인해보시라”고도 했다. 정자 마루까지 올라가 낙관을 확인한 주 원내대표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오운정이라는 글씨는 우남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야당 원내대표에게 이승만 전 대통령을 소개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여야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이뤄진 여야 원내대표와의 오찬 자리에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이 있으면 현안 이야기를 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을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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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을 마친 뒤 함께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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