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 사상 최저…한은 인하카드 남았나
by NEWSIS"내릴 수 있을 만큼 내렸다"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지난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전격 인하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0.5%로 내려가 한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하한선에 맞닿게 됐다는 분석이다. 운신의 폭이 좁아진 한은으로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에 대응해 금리외 정책 카드를 동원해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의 실효하한을 둘러싼 견해는 엇갈리지만 자본유출 우려 등을 감안해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기축통화국보다 높아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차이가 있으나 통상적으로 금융시장에서 보는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실효하한 수준은 0.5% 안팎이다. 이 총재가 "이번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한 이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현재 0~0.25%라 마이너스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한은이 당분간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효하한 밑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외환시장이 불안해지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길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0.25%포인트로 축소됐다"며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부정적인 미 연준의 입장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0.5%로 내려갔지만 얼마나 약발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장기화된 저금리로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 흐르지만 위축된 소비와 투자는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으로만 쏠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금리인하 실효 논란이 불붙은지는 오래다.일각에서는 더 큰 충격에 대비해 남겨뒀어야 할 금리인하 카드를 소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당분간 한은이 비전통적 정책수단에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 우려에 따라 장기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채 발행 충격에 대응해 한은이 국고채 단순 매입 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례적으로 규모를 정해 매입하기보다는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거나 급격한 금리 상승이 나타날 때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국고채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경제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전세계 중앙은행이 추가 통화완화 행보에 나설 경우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이 더 생길 여지가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추가적으로 마이너스 성장폭이 확대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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