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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횡단열차에서 손을 '쑥' 뻗어 짐 올려준 남자와 사랑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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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여·27)·세르게이(26) 부부
저(아름)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2017년 겨울, 러시아 한 달 여행에 도전했습니다. 여자 홀로 기차 여행을 하려니 짐 올리는 것부터 일이더라고요. 열차 안에서 밤 10시에 혼자 캐리어를 들고 낑낑대고 있는데 뒤에서 한 청년이 ‘쑥’ 손을 뻗어 짐을 올려줬어요. 세르게이였습니다. 세르게이는 제 주변에 앉아 있던 여행객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열차 창밖에서 해가 뜨고 있더라고요. 옆을 보니 세르게이가 커피 한 잔을 타서 절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가 건네는 커피를 받아들면서 어찌나 가슴이 설레던지. 기차 여행을 하며 우리는 종일 같이 있었습니다. 서로 말도 안 통하는데 정말 재미있게 잘 놀았어요! 저는 기차를 3일 동안 타는 일정이지만 세르게이는 다음날 내려야 해 우리는 만난 지 24시간 만에 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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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만난 외국인이랑 사랑에 빠진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좋은 친구 하나 생겼다’ 생각하고는 여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는데 세르게이한테 "잘 잤니?"라는 페이스북 메시지가 와 있었어요. 그렇게 이틀간 계속 SNS로 연락을 이어가던 중 크리스마스에 세르게이가 "첫눈에 저한테 반했다"라고 고백했어요. 24시간 동안 같이 지냈던 세르게이는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졌기에 고민 끝에 "알겠다"라고 고백에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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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는 지난해 한국에 와서 6월부터 어학당을 다녔어요. 저희 사이를 반대하던 부모님도 세르게이가 절 위해 한국어 공부를 하는 걸 보고 마음을 여셨어요. 아직 어린 나이지만 저희는 지난 4월 22일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결혼식은 내년에 하기로 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한 세르게이를 볼 때마다 고마울 뿐입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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