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응원' 치어리더팀 마스크 꼭 써야하나?[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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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KT 치어리더가 마스크를 하고 응원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방송인 남희석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치어리더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고 적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활속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이해하지만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는 없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달 초 중국 후난성의 한 학교에서 마스크를 쓴채 달리기 시험을 치르던 학생들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는 뉴스가 나왔다. 방역수칙을 고려하면 마스크 쓰기를 생활화하는 게 맞지만 기준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때문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융통성 있는 마스크 착용 지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수은주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터라 장소와 연령 등을 고려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학한 학생들도 체육 등 야외수업 때에는 2m 이상 거리두기만 할 수 있다면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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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신수인(왼쪽)과 정지호가 경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무관중이지만 정규시즌을 개막한 KBO리그 각 구장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더그아웃과 그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라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코로나19 대응 TF팀의 대응 매뉴얼을 준수하고 있다. 구장에 출입할 때 발열체크를 하는 등 철저한 방역 하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그라운드 안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한 셈이다.

그러나 관중석 단상에서 이른바 랜(LAN)선 응원 등을 하고 있는 치어리더는 뚜렷한 지침이 없는 상태다. 단상위에서 격렬한 안무를 할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들은 마스크 착용을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호흡이 힘들어 공연을 하고 나면 회복이 더딘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치어리더들은 화장을 짙게 하는 편이라 피부 관리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 KT 응원단 정유민 치어리더 팀장은 “상황이 나아져서 마스크를 벗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나름의 해법으로 상대적으로 호흡이 편한 KF80 등급을 착용해 답답함을 벗어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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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치어리더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랜선 응원뿐만 아니라 중계화면 등으로 치어리더의 응원모습이 전세계로 전파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생활화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버틴다는 얘기도 나왔다. KT 김주일 응원단장은 “말을 많이 하는 역할이라 마스크를 경기 내내 착용하면 호흡이 힘들다. 격렬한 응원가가 나오거나 안무를 함께하면 마스크가 입에 붙어 들숨 날숨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를 얼른 벗고 싶지만 시기상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이라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호흡이 편한 덴탈 마스크나 천마스크, KF80 등을 착용하며 덜 불편한 마스크를 찾고 있다. 팀이 수비를 할 때에는 마스크를 살짝 들어 크게 호흡하며 밸런스를 찾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격렬한 안무를 하는 단상 위에서는 마스크를 잠깐 벗었다가, 관중석으로 돌아가 호흡을 고를 때에는 착용하는 등 융통성을 발휘할 법 하지만, 응원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2m 간격두기가 불가능한 상황도 나오기 때문에 서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마스크를 쓰는게 맞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관중과 함께 호흡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응원단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불편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