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문희상 의장 마지막 한마디 “의원들 스스로 총 쏴서 죽이는 일 안 돼”

by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직을 마치고 귀향길에 오르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29일 퇴임식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과정에서 고소·고발 당한 의원들이 처벌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퇴임식에서 “21대 국회는 통합의 모습으로 새출발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오래 마음에 뒀던 말씀을 드리겠다. 이를테면 탄원”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지난해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의 고소·고발을 없던 일로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내가 요청해서 될 수만 있다면 사법당국에 정상을 참작해 선처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앞으로는 의원들이 스스로에게 총을 쏴서 죽이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고소·고발을 남발해 입법부 구성원이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일, 스스로 발목 잡히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주기를 호소한다. 필요하다면 당장 법을 개정해서라도 그래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20대 국회가 역사에 기록될 만한 국회였다고 생각한다”며 “전반기에는 완벽한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 탄핵이란 엄중한 일을 해냈고 후반기에는 중요한 개혁 입법의 물꼬를 트며 역대 가장 많은 법안을 의결했다”고 평가했다.

이주영 부의장도 “부디 다음 21대 국회에서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고 국회가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만 바라보는 소임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주승용 부의장은 “21대 국회에서는 꼭 개헌이 이뤄지고, 선거제도도 다시 개선되길 바란다”며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이날 문 의장은 2000년 발간된 ‘새천년민주당 당보 제2호’ 등 의정활동과 관련한 문서, 사진 등 4만여 점을 국회도서관에 기증했다.

http://img.khan.co.kr/news/2020/05/29/l_2020052901003474100272851.jpg
20대 국회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 등 국회 제20대 후반기 국회의장단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감사패를 받은 후 꽃다발과 함께 기념촬영 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