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아내 같다"…인니 장관들 성차별 발언 후폭풍
마흐푸드 장관 "코로나, 제어할 수 없고 함께 살아야" '아내' 비유
by 이세영 기자입력 2020.05.29 13:00 인도네시아 현직 장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남편이 정복할 수 없는 아내'에 비유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29일 CNN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흐푸드 엠데(사진)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 장관은 지난 26일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한 행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내와 같다. 결혼하기 전엔 그녀를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혼 후엔 아내를 정복할 수 없다"며 "(코로나를) 쉽게 제어하려고 하면 할 수 없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흐푸드 장관은 "남편은 아내와 화해해야 살 수 있다"며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오늘날 여전히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생활하고 활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마흐푸드 장관은 '이 농담'이 며칠 전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장관으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전했다.
◇여성단체들 “공직자의 일상적 여성 혐오 드러나” 일제히 비판 성명
하지만 이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자 여성 단체들은 "코로나 사태 대응에 정부의 사고가 얼마나 얄팍한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공직자들의 일상적인 성차별과 여성혐오 사고가 드러났다"며 일제히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여성연대 딘다 니사 유라 대표는 "마흐푸드 장관의 발언은 정부가 코로나 관리에 실패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며 "덴마크·핀란드·독일·아이슬란드 등에선 여성 지도자들이 코로나에 더 잘 대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심코 여성을 객체화하는 발언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다"며 "해당 발언은 여성이 남성보다 못하다는 시각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 확진자 수는 전날 기준 2만4538명을 기록했고, 사망자는 1496명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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