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문희상 의장 "의원들끼리 총 쏴 죽이는 일 없어야"
정치 인생 마감하는 문희상 국회의장,
퇴임 인사서 패스트트랙 사태 '회한'
by 김경필 기자입력 2020.05.29 10:52 | 수정 2020.05.29 10:53 29일 퇴임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20대 국회에서 벌어진 의원 간 고소·고발 사태에 대해 “앞으로는 의원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총을 쏴서 죽이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되겠다”고 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퇴임 인사에서 “그 동안 마음에 담아놨던 말씀을 드리려 한다. 이를테면 탄원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를 고소·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패스트트랙 사태’를 거론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은 범여 군소 정당들과 함께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당시 제1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과의 합의 없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했다. 한국당이 이에 반발해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나오면서 여야 의원 간 충돌이 벌어졌고, 여야 의원들끼리 서로를 고소·고발해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문 의장은 “나는 20대 국회 국회의장으로서 이분들이 처벌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고소·고발을) 없던 일로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요청해서 될 수만 있다면 사법 당국에 정상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문 의장은 정치권 일각에서 20대 국회를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20대 국회가) 저평가된 측면도 있다. 나는 20대 국회가 역사에 기록될 만한 국회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20대 국회 전반기에 대해선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중한 일을 해냈다. 완벽한 헌법적 절차에 따른 과정이었다”고 했고, 후반기에 대해선 “중요한 개혁 입법에 물꼬를 텄고, 역대 가장 많은 법안을 의결했다”고 했다.
30일 시작되는 21대 국회에 대해선 “국회 스스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며 “여야가 서로 총질, 손가락질 하면 국민과 정부는 국회를 외면하고 무시한다. 여야 구분 없이 뜨거운 동지애를 품고 21대 국회가 출범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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