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목 눌려 사망한 플로이드 사건, 유혈사태 확산...주방위군 소집
by 조재희 기자입력 2020.05.29 10:22 | 수정 2020.05.29 13:34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지면서 주 방위군이 소집됐다. 위조 수표 관련 혐의를 받은 플로이드씨는 지난 25일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리면서 호흡에 문제가 생긴 끝에 이날 밤 사망했다. 그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분노는 거세졌다. 플로이드씨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는 멤피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어졌다.
◇ 대형마트 약탈…주 방위군 소집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28일(현지 시각) 팀 왈츠 미네소타 주지사가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등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소집했다고 전했다.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 연속 이어지며 폭력 사태로 번지자 대처에 나선 것이다. 왈츠 주지사는 “평화적인 시위는 지지하지만, 수요일 밤과 같은 폭력 사태는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날 시위대가 빌딩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자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이용해 진압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불행하게도 일부는 방화나 폭동, 약탈, 공공·사유 재산 훼손 등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위에 연루됐다”며 “이 같은 행동은 합법적인 집회와 다른 미네소타 주민들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방화로 생겨난 재는 레이크가의 쇼핑센터 일대에 흩날렸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리노베이션을 마친 대형마트 타겟은 훼손되고 약탈당했으며 완공을 눈앞에 둔 인근 아파트의 저층은 심하게 불탔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괴적인 시위는 지난 400년간의 불평등에 대한 흑인 사회의 분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와 안전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인프라와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통합 지휘 본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아침 플로이드 사건을 최우선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충격적인 장면”… 상원, 청문회 추진
한편 시위가 폭력 사태로 이어지면서 총에 맞아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 두 명이 보석상 인근에서 신고 전화를 받고 위독한 상태인 피해자를 발견했다”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용의자는 체포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희생자가 약탈에 관련됐는지나 발포자가 상점 주인인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은 이날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방화와 약탈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시아 몬태나 씨는 NYT에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며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과 약탈과 파괴에 나선 사람들이 같은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트위터로 수사 지시 사실을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영상을 봤다면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영상을 보고 무척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앞서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매우 화가 났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청문회 개최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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