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은 과연 '1등 백화점'을 살려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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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의 로고. 성심당 웹사이트 캡처

‘동네 빵집은 과연 1등 백화점을 살려낼 수 있을까.’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 ‘1등 동네 빵집’ 등으로 널리 알려진 대전 성심당이 롯데백화점 대전점(서구 괴정동)에 본점보다 큰 매장을 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전시민들 사이에서 이런 말들이 오가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공세 속에 오프라인 유통업체, 특히 백화점들이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지역 빵집이 백화점 매장에 초대형 빵집을 내기로 하자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성심당은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있던 기존 매장(380㎡)을 3배 큰 새 매장(1060㎡)으로 리모델링해 6월 1일 문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중구 은행동에 있는 본점보다도 규모가 큰 이 매장에는 ‘성심당의 모든 것’이 입점한다. 1층에는 ‘성심당 베이커리’, ‘케익부띠끄’ 등 성심당 대표 브랜드는 물론, 성심당의 대표 제품인 튀김소보로의 모든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튀소팩토리’, 전통과자점인 ‘옛맛솜씨’, 건강빵 코너 ‘밀 방앗간’, 카페, 샌드위치코너 등이 만들어진다. 또 지하매장에는 젊은 여성을 위한 브런치 카페 ‘오븐스토리’가 들어선다. 여기에는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을 위한 ‘베이킹과 키즈 라이브러리’ 등의 코너가 생긴다.

성심당 관계자는 “새 매장에서 배달로봇 ‘딜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페에서는 ‘빵맥(빵과 맥주)’을 즐길 수 있는 신메뉴를 내놓는 등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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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의 대표 상품인 ‘튀김소보로’. 성심당 웹사이트 캡처

올해로 개점 20주년을 맞은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성심당이 지역 상생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대전시민들의 관심이 크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물론 주변 상권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심당 매장이 커졌으니 백화점이 잘 되겠네.”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성심당의 초대형매장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 중 이런 반응을 내놓는 경우도 많다. 동네빵집의 대표 브랜드인 성심당이 온라인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화점에 활기를 불어넣게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시민 박모씨(54)는 “갓구운 빵을 사기 위해서는 성심당 매장으로 직접 가야하기 때문에 백화점이 손님을 끌어들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에 입점하는 점포는 백화점의 집객 능력을 기대하고 영업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의 상황, 다시 말마면 성심당의 집객 능력이 백화점의 영업에 활기를 불어넣게 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성심당의 집객능력은 은행동 본점과 대전역점, DCC점 등 대전의 기존 점포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본점이 있는 은행동의 성심당 주변 골목은 매일 수많은 손님이 몰려 최고의 상권으로 자리를 잡았고, 대전역점의 경우는 서울·부산·대구 등 외지 손님까지 끌어모으면서 하루 종일 줄을 서서 빵을 사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가 대전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서는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 1위로 ‘성심당’이 뽑히는 등 성심당은 지역민들로부터 높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