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10명의 젊은 여성들[플랫]

4년제 대학을 졸업한다.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간다. 초·중·고 12년간 학교를 다닌 후 영혼까지 끌어모은 ‘노오력’을 해도 이 목표를 따라잡기 어려운 시대다. 혹 운이 좋아 목표를 이룬다면? 이미 ‘나’는 사라진 뒤다.

<월경>은 이 모순을 온몸으로 깨닫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청년 여성 10명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이들은 무기력과 우울을 피할 수 없지만 헤매고 부딪히며 길을 찾는다.

정치든 농사든 미장이든 자신의 속도와 신념에 따라 해나간다. 그것은 자꾸만 ‘자격’을 묻는 사회에 질문을 되돌려주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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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에서 이 책을 만든 편집부는 “이미지로 소비되거나 대상화된 청년 여성의 탈을 벗기고 본 이들의 삶은 어떠할까”라고 묻는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약자인 동시에, 젠더 위계에서 하위에 위치하는 이중의 굴레 속을 살아가는’ 청년이자 여성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더 나은 삶과 사회를 만들고자 분투하는 주체.’

책의 저자들은 단일한 정체성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들의 삶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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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초보 대변인’ 강민진은 “정치에 참여하는 데 자격조건이란 없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간 정치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여겨졌던 이들이 정치에 참여할수록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내가 가진 신념”이라고 말한다. 조소담은 이런 마음으로 닷페이스 미디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어떤 자격시험도 통과하지 못했더라도, 그런 일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걸 강하게 원한다는 이유로.”

빛나는 성취를 내보이고자 쓴 것이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세상이 만들어둔 빛나는 성취라는 허상이 자신들을 어떻게 가두고 억압했는지를 예민하게 알아차린 사람들이다.

“짧은 시간 내에 사회문제의 해결 주체로 보이기 위해 자기 성취와 증명의 스토리를 만들고 발신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그 아름다운 말(사회문제 해결 주체로서의 청년)은 무거운 짐이자 압박이다.”(리조)

끊임없이 주변과 불화하는데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면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흔들리고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용기가 난다.


최미랑 기자 rang@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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