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만원 갤Z플립 샀는데…"알뜰폰 가입자는 분실보험 안돼요"
헬로모바일 LGU+망 상품 등 분실 보험 제공은 극히 일부만 제공
보험사 "알뜰폰 유심가입자 분실보험은 돈 안돼"
by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민모씨(26·여)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을 보고 한눈에 반해 구매를 결심했다. 이동통신사에 비싼 요금을 내며 2년 약정에 매여 있기 싫었던 민씨는 자급제로 구매한 뒤 알뜰폰 요금제를 쓰기로 했다.
그런데 민씨가 가입한 알뜰폰 통신사 측에서 "자급제 폰으로 유심 요금제를 쓰는 사람은 휴대폰 분실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며 보험가입을 거절했다. 165만원짜리 휴대폰을 보험 없이 쓰게 된 민씨는 황당했다.
최근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알뜰폰에서 개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보조금과 혜택이 줄어든 탓이다. 그러나 알뜰폰 통신사에 따라 분실·파손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알뜰폰, KT망은 '20만원' 파손 보험만…"전손은 자체 유통망 구입자만"
민씨가 가입하려 한 KT 엠모바일의 경우, KT 엠모바일의 유통망을 통해 구입한 스마트폰은 최대 80만원까지 보상되는 분실·파손 보험을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유심만 구입해 가입하는 사용자는 분실·도난·화재 등을 보장하는 '전손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또 파손 보험 역시 최대 20만원만 보상하는 '유심형 파손 보험' 상품 하나만 가입할 수 있다.
KT엠모바일 측은 "자체 유통망을 통하지 않은 스마트폰의 경우, 보험사가 단말기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 분실 및 파손 보험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며 "현재 가입자 서비스 차원에서 유심형 파손 보험은 마련해 제공 중이고 전손보험에 대해서도 다방면으로 보험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엠모바일 외에도 미디어로그 등 현재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우, KT망 가입자에게는 동일한 보험 정책을 공유하고 있다.
◇리브엠·7모바일 등 다른 알뜰폰 업체들도… "전손 보험 상품 없어"
KT엠모바일 이외의 알뜰폰 통신사들 역시 같은 사업자라도 망별 보험사에 따라 보험 정책에서 차이를 보였다.
LG유플러스망과 KT망 상품을 모두 제공하는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은 LG유플러스망 상품은 분실·파손 보험을 모두 제공하지만, KT망 상품은 파손 보험만 제공하고 있다. KT망과 LG유플러스망의 계약 보험사가 다른 탓이다.
LG헬로비전 LG유플러스망 상품의 경우 '신규 개통이나 보상기변 후 30일 이내'면 전손 보험을 포함한 모든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반면 KT망 상품은 KT엠모바일과 마찬가지로 20만원까지만 보장되는 '유심형 파손 보험' 상품만 가입할 수 있는 상태다.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SK텔링크의 7모바일의 경우 알뜰폰과 관련 분실·파손 보험상품은 따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리브엠도 아직 가입자에 대한 분실·파손 보험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다만 리브엠 측은 지난 3월에 "KB손해보험과 함께 손잡고 신규 단말기 가입자 및 중고 단말기를 대상으로 한 분실·파손 보험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리브엠은 해당 보험 상품을 오는 6월쯤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출시 일정은 미뤄진 상태다. 리브엠 관계자는 "현재 보험 상품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지만 출시 시점은 미정"이라고 답했다.
◇알뜰폰 가입자 90%가 유심 가입자인데…보험사는 돈 안된다며 '난색'
알뜰폰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알뜰폰 업계 진입을 막고 있는 부실한 보험 상품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유심 가입자에도 전손·파손 보험상품을 가입자에 제공하고 싶지만 보험사에서는 관련 상품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며 "현재 알뜰폰의 경우 가입자의 90%가 유심 상품 가입자인데도 보험사 쪽에서는 이동통신사만큼 돈이 안되니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현재 여러 보험사들과 알뜰폰 보험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다"며 "(보험사 쪽은) 알뜰폰 업계에서는 사용자가 적어 고액 단말기로 가입할 경우, 보험료 산정이 쉽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