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미국 송환 가능성 커져

캐나다 법원, '범죄인 인도 해당한다'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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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8 07:55 | 수정 2020.05.2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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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7일(현지 시각) 밴쿠버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집을 나서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열린 재판에서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 여부와 관련해 불리한 결정을 받았다. 재판이 계속 진행되게 되면서 석방 가능성은 멀어졌다. 미국과 중국, 캐나다 사이에 큰 정치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CNN 등은 27일(현지 시각) 캐나다 밴쿠버 대법원이 미국에서 기소된 멍 부회장의 혐의가 ‘이중 범죄(double criminality)’에 대한 캐나다의 범죄인 인도기준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이중 범죄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피의자가 다른 국가로 인도되기 위해서는 그 혐의가 해당 국가에서도 범죄로 인정돼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미국 검찰은 멍 부회장이 은행 사기, 대(對)이란 제재 위반 등 13개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어기고 이란과 장비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멍 부회장이 금융기관을 속였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멍 부회장 측은 이란 제재 관련 법이 없는 캐나다에서는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해왔지만, 캐나다 검찰은 은행을 속인 것과 같은 사기 혐의 등은 캐나다 현행법에도 저촉된다고 반박해왔다. 그런데 이번 재판에서 법원이 해당 사안이 캐나다에서도 범죄라고 판단하면서 재판이 계속되게 된 것이다. 단, 법원이 멍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유·무죄를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요청으로 지난 2018년 12월 밴쿠버 공항에서 캐나다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밴쿠버에 있는 자택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다. 미국 검찰은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그가 뉴욕으로 송환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멍 부회장 측은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합작해 자신을 불법 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나다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올 연말 멍 부회장의 사기죄 증거가 범죄인 인도조약의 규정에 충족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변론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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