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홍콩 자치권 없어" 폼페이오, 특별지위 박탈 시사

중국, 전인대는 오늘 보안법 처리나서

by

입력 2020.05.28 07:11 | 수정 2020.05.28 07:46

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2005/28/2020052800368_0.jpg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는 28일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미국의 반대에도 중국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면, 미국이 그동안 홍콩을 본토와 분리해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27일(현지 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국무부는 홍콩정책법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자율성을 평가하게 돼 있다”며 “1997년 7월 이전 미국 법이 홍콩에 적용되던 방식대로 홍콩이 계속 대우받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오늘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92년 제정된 홍콩정책법에 따라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반환한 1997년 이후에도 자치권을 인정해 홍콩에 대해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 지위를 인정하고 관세 등에 혜택을 줬다. 이 특별지위 덕분에 홍콩은 금융·무역 중심지로서 위상을 누려왔는데 이를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어떤 합리적인 사람도 오늘날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 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홍콩인권민주주의법(홍콩인권법)’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매년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는지 심의해 의회에 보고서를 내야 한다. 반환 50년이 되는 2047년까지 ‘일국양제(1국가 2체제)’ 원칙의 적용을 받는 홍콩은 중국 본토와 달리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추진하는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의 자치권을 인정해 부여한 특별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베이징의 재앙적인 결정은 홍콩반환협정과 UN(국제연합)의 국제조약 아래 중국 스스로 홍콩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일련의 조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별지위가 박탈되면 금융·무역 중심지로서 홍콩의 위상은 급전직하할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방문 시에도 엄격한 중국 규정에 따라 비자를 받아야 하고,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도 받아온 관세 혜택 등은 사라진다. 홍콩으로선 ‘1국가 2체제’ 덕에 누려온 각종 혜택이 사라지면서 위상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홍콩을 세계와 연결 통로로 이용해온 중국도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좋아요 0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중국, 홍콩 보안법 가결… 찬성 2878표, 반대 1표 박수찬 기자 美, 동맹국들 불러 中제재 동참 압박… 갈림길 선 한국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https://image.chosun.com/sitedata/thumbnail/202005/28/2020052800256_0_thumb.jpg

홍콩보안법 한마디도 못하는 한국 노석조 기자 美中 신냉전… 백악관, 중국을 '중공'이라 불렀다 이벌찬 기자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