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구의역 참사 2주기 47개의 메시지, "너는 우리다"

2018년 5월 28일은 김모군(당시 19)이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었다. 김군은 생일 전날, 서울 지하철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졌다. 공구가방엔 컵라면과 젓가락이 들어있었다. 시민들은 김군 사망 2주기에도 구의역 9-4 승강장을 포스트잇 메시지로 가득 채웠다. 김군을 추모하며 생일케이크와 컵라면을 두고 가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2주기에 시민들이 남긴 포스트잇은 보관 중 분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은 당시 언론에 보도된 사진과 기사에서 식별 가능한 메시지 47건을 추려 기록했다. 참사 당시부터 벽면을 메운 “너는 나다”는 “김군은 곧 우리들이다. 우리는 곧 김군이다” “너는 우리다” 등으로 변주됐다.

다음은 47건의 메시지 전문.

“가방 속 덩그러니 있던 작은 컵라면이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 같은 또래로서, 같은 청년 노동자가 될 사람으로서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부디 이윤과 효율보다 안전과 생명, 인간이 중요한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대학생-”

“당신의 출근길은 나의 퇴근길, 당신에겐 마지막이 된. / 당신에게 일어난 일은 내게도 일어날지 모를 일이라서 너는 나라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여러번 말해도 왠지 미안한/ 매일 퇴근하는 게, 매일 퇴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한/ 네 잘못이 아니야”

“생일은 내일 29일이지만 미리 사왔어. 생일 축하하고 체하지 말고 물이랑 같이 먹어 -김군의 전 동료 ㄱ씨-”

“차별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렴”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행동하겠습니다.”

“김군, 오늘은 2018년 5월 26일이에요. 처음 당신의 죽음을 접하고 울었던 것이 벌써 2년 전, 그간 세상은 아주 조금 바뀌었어요. 사실은 아직도 세상은 탁하고 막막해요. 김군, 약간 무더운 벌써 초여름이 다가온 오월의 끝무렵. 탁한 공기와 해가 드는 구의역을 보며 당신이 그날 걸었을 길을 생각해요. 저는 내년에 당신과 같은 해를 살아요. 친구들이, 동생들이, 언니, 오빠들이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엄마 아빠들이 아프지 않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멈추지도, 지치지도 않을게요”

“동갑내기 친구야. 너는 나다. 나는 말할 수 없다. 너의 잘못이라고. 너가 있던 이 역을 항상 생각할게. 컵라면과 스텐 수저, 나무젓가락이 담긴 가방. 그 갈색 가방이 있던 이 역을. ‘사람’인 네가 우리가 있는 세상을… -22살 의정이”

“하늘에서는 편하게 계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나라가 되길 바라며. 당신의 희생 및 노고가 헛되질 않길...”

“너의 잘못이 아니야. 배고프고 힘들었지. 괜찮니. 이제는 괜찮았으면 좋겠어…아직도 네가 살아있는 것 같아.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 이라니…나는 항상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편히 쉬세요. 차별없이 모두가 안전하게 만들어주세요.”

“당신이 있어 이 지하철을 탑니다”

“한 많은 삶, 고생 많았다. 부디 저승에서는 편안하길. 명복을 빈다.”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위험한 곳에서 얼마나 아프게 돌아가셨을지 그 마음 이해합니다. 다음 생애에는 부디 행복하고 안전한 곳으로 떠나세요. 저희가 대신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이젠 편히 쉬세요. 남은 가족들도 잘 이겨내실 겁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스크린도어 틈새가 너무 좁아보여요. 정말 많이 아팠을 것 같아요. 편히 쉬세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19살 그리고 컵라면. 위험의 외주화를 끝내야 합니다.”

“19살 청년입니다. 당신의 잘못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너무 안타깝네요. 마음이 아프고 슬픕니다. 명복을 빕니다.”

“이곳은 우리가 지킬테니 천국에서 행복하세요.”

“당신의 죽음이 잊히지 않도록 작게나마 노력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컵라면 말고 따뜻하고 배부른 밥 먹으면서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비정규직 철폐”

“잊지 않겠다. 생명이 우선되는 사회를 함께 만들겠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억울하게 죽어간 청년 노동자를 기억한다”

“위험의 외주화는 없어져야 한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정규직 철폐해라. 돈 때문에 죽어나는 세상 당장 바꿔야 합니다. 안전은 뒷전 노동자를 착취하는 세상 바꾸기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너의 잘못이 아니야’ 더 이상의 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가는 사고는 안됩니다. 비정규직 완전히 없어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잊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차별없는 세상. 편히 쉬렴.”

“잊지 않을게요.”

“‘너는 우리다!’ 돈보다 안전을. 효율성보다 생명을. 우리가 만들어 가겠습니다.”

“모든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위험의 외주화 중단!”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어 노동의 가치를 지켜나가겠습니다.”

“편히 잠드소서.”

“기억할게. 걱정하지마.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나 미안해요.”

“누구나 노동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길...그 노동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노동이 아니길...‘돈’이 아무리 중요하다 한들, 사람 목숨보다 중하겠습니까? ‘돈’ 때문에 떠나간 젊은 청년들의 명복을 빕니다.

생명 앞에, 인권 앞에 어떤 가치도 먼저 되지 않는 세상을 바랍니다. 2년의 시간 동안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졌나 돌아보면 부끄럽습니다. 그만큼 더 기억하고, 행동하고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바라며...”

“‘너는 나다’ 모든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한국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김군이고, 김군은 우리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그런 세상입니다.”

“2016년 5월, 김군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지하철을 안전하게 이용하겠습니다.”

“안녕 김군. 난 지하철 모터카 운전원이야. 김군의 고통을 생각하며 시민들과 나의 동료와 나의 안전운행을 생각하며 근무하고 있어. 너의 아픔 고통을 잊지 않을게. 그럼 편히 쉬고 있어.”

“변할 그날이 오길. 시민들은 기다립니다. 하늘에서 편히 쉬소서”

“작년에 오고 올해 또 왔습니다! 김군 죽음에 추모합니다.”

“구의역 김군은 어디에나 있다. 김군은 곧 우리들이다. 우리는 곧 김군이다.”

“생일 축하한다!”

“다신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당신이고 당신은 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