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낙연·김부겸 ‘당권 먼저’…민주당 전대 ‘대권 예비고사’로
by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이, 내달 초 출마 선언 예상
김, 대권 직행서 당권 무게
포스트 코로나 정국 사령탑
정치적 리더십 증명하고
친문세력 호감 얻을 기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다음주 초 차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김부겸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확인됐다. 우원식·홍영표 의원도 당권 경쟁에 가세하면서 오는 8월 전당대회는 ‘대선 예비고사’를 겸한 4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전대 출마에 대한 질문에 “대체로 맞다”고 했다. 이 위원장 측은 “당내 의견을 더 들어본 뒤 다음주 초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권 주자인 김부겸 의원도 당권 도전이 유력하다. 당초 김 의원은 대권 직행 쪽에 무게를 뒀지만 최근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라며 “이번주 공식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권 주자가 당권에 뛰어든 배경에는 이번 당 대표가 갖는 ‘상징성’에 있다. 177석의 공룡 여당을 아우를 수 있고, 집권 후반기 ‘포스트 코로나’ 정국에 대응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대선을 앞두고 리더십을 증명할 수 있고, 국민적 신뢰를 구축하면서 ‘친문재인’(친문) 세력의 호감을 동시에 쌓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국적 세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우원식·홍영표 “준비 중”
경쟁 구도 4파전 가능성
유력 주자인 이 위원장은 ‘대세’로 평가 받지만, 당 주류가 아니어서 세력 기반이 약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김 의원은 영남권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지만 총선 패배로 원내 진입에 실패하면서 현안 대응이 어려워졌다. 두 사람 모두에게 당 대표직이 정치적 약점을 보완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이 위원장과 김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대권 예비고사’이자 영호남 대표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이 위원장의 ‘대세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당 관계자는 “대의원 숫자는 호남이 많지만 영남 후보라는 점은 민주당 대권 구도에서 전통적으로 유리한 입지”라고 설명했다.
우원식·홍영표 의원도 출마 의지가 강하다. ‘친문 직계’라는 강점을 가진 홍 의원은 “특정인(이 위원장)의 출마와 연계해 당권 도전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최대 정책연구모임 ‘더미래’의 지지를 받는 우 의원도 “당 대표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전대 흥행엔 파란불이 켜졌지만 과열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된다. 특히 선두 주자인 이 위원장에 대한 검증이 거세질 경우 리더십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
후발 주자인 김부겸·우원식·홍영표 의원은 당권을 얻지 못해도 의미가 있다. ‘대세’ 주자에 지는 것이라 부담이 적고, 이번 전대를 계기로 기반을 다진 뒤 다음 당권이나 대권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과 김 의원의 경우 당권을 차지하더라도 대선 출마를 이유로 중도하차할 경우 리더십 공백에 따른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당은 지도부 임기 변경과 관련해 당헌당규를 개정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