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의 All That Golf]최경주가 싱을 통해 얻은 깨달음… “극한까지 가야 힘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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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8 06:00

많은 레슨 프로들이 몸의 힘을 빼고 쳐야 장타를 날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몸의 힘을 뺄 수 있을까. 과연 힘을 빼고 치는데 장타를 날릴 수나 있을까.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최경주(50)는 "몸을 혹사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공을 1만 개를 친다고 하면 나중에는 스윙이 안 될 것이다. 그 상태로 일주일 정도 끙끙 앓고 나면 몸에서 힘이 저절로 빠질 것이다"고 했다.

최경주의 이런 생각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과의 일화를 들려줬다. "제가 미국에 막 갔을 때에요. 비제이 싱이 아침 9시반이면 딱 나와서 오후 5시가 되면 딱 가요. 밥도 카트에서 햄버거 같은 거 먹고 하루 종일 공만 쳐요. 진짜 밭에서 일만 하는 일꾼 같아요. 그래서 제가 싱보다 더 많이 연습을 해 보자고 마음 먹었죠. 저는 아침 9시에 가고, 걔가 오후 5시에 집에 가면 저는 5시반에 가고요. 그렇게 일주일 정도 하니까 진짜 백스윙도 안 되고, 몸살이 나서 일주일 동안 채를 못 잡았어요. 그렇게 끙끙 앓고 나서 다시 공을 치는데 너무 쉬운 거예요."

최경주는 힘이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힘을 빼려고 해도 절대 안 빠진다고 했다. "’아휴, 나 힘이 없네’ 하면서 탁 주저앉을 때까지 가야 돼요. 그 전에는 힘 빼는 걸 이해하지 못해요. 절대 불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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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는 “몸의 힘을 빼고 부드럽게 치는 건 그 힘을 모두 소진한 다음 다시 채울 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냥 몸의 힘을 뺀 상태에서 그립을 살포시 잡고 치면 되는 게 아닐까. 최경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자동차 바퀴를 바꿨는데 볼트를 느슨하게 조인 상태에서 시속 100km로 달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건 죽으러 가는 거랑 똑같아요. 언제 바퀴가 빠져 나갈지 모르죠. 볼트가 꽉 조인 걸 확인한 후 자동차를 타야 안전하죠. 골프채와 몸을 연결하는 건 그립인데, 그립이 짱짱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헤드가 똑바로 내려오겠습니까. 이건 힘을 뺀 게 아니라 그립을 잘못 잡은 거죠."

몸의 힘을 빼는 비결은 최경주의 평소 지론인 ‘빈잔 이론’과도 통했다. 그는 잔을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자주 말한다. "몸의 힘을 빼다는 건 부드럽게 친다는 뜻이에요. 그 부드러움은 내 몸의 힘을 한 번은 소진을 한 상태에서 다시 채울 때 느낌이 오는 거예요. 그 전에는 그 느낌을 알기 정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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