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오늘 여야 원내대표와 오찬회동…협치 제도화 주목
의제·배석자·모두발언 없는 3無회동…오찬 장소는 상춘재
by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최은지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8일 21대 국회 개원(5월30일)을 앞두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는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것은 취임 이후 4번째로, 지난 2018년 11월5일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개최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간 '협치'가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제·배석자·모두발언 없는 3無 회동…"격의없는 소통" 방점
이번 회동은 이른바 3무(無) 회동으로 진행된다. 허심탄회한 논의를 위해 의제와 배석자, 모두발언 없이 곧바로 대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격의 없는 대화와 소통을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통상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도 없이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2018년 11월에 열린 제1차 여야정 협의체와 지난 2월 국회 사랑재에서 열렸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 대표와의 대화'에서는 대통령과 참석자들의 모두발언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오찬 장소는 상춘재…취임 후 첫 원내대표 회동 장소
4번째 열리는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오찬 장소는 경내에 있는 상춘재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였던 지난 2017년 5월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회동을 가졌을 때도 ‘상춘재’에서 비빔밥 오찬을 가진 바 있다.
이후 2차례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청와대 본관에 있는 인왕실과 백악실에서 각각 진행됐다.
1983년 지어진 상춘재는 청와대 부속 건물로 주로 외빈 접견에 사용되는 전통 한옥 공간이다. 실제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본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상춘재에서 환담을 나눈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오찬 장소로 상춘재를 정한 것은 상춘재의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취임 후 첫 여야 원내대표 회동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찬 메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첫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당시엔 김정숙 여사가 직접 인삼·꿀·대추즙을 10시간가량 정성스럽게 졸여서 만든 인삼정과를 후식으로 대접했다.
나아가 김 여사는 '협치'를 의미하는 조각보에 인삼정과를 따로 싸서 각 원내대표들에게 선물했다. 여기엔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손편지도 넣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3차 추경·질본 승격·여야정 협의체 등 논의 전망…전직 대통령 사면 대화 주목
특별한 의제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대비하기 위한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 안건(정부조직법 개정안)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5·18역사왜곡처벌 특별법' 등 여당의 중점 추진 법안은 물론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정부 입법안 중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들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또한 오찬회동에선 문재인 정부 ‘협치’의 상징임에도 1년6개월간 가동되지 않고 있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운영과 관련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협치의 제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21대 국회의 정치 지형이 20대와 달리 거대 양당 체제로 확연하게 변화한 만큼 참여 대상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 등의 논란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관련한 문제나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대화 테이블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