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딸 성추행한 택시 기사 면허 취소는 합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택시기사의 운전 자격을 취소하더라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친족 관계인 사람을 강제추행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 택시 운전 자격을 취소하도록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7조 1항 3호 등에 대해 위헌 소송을 낸 A씨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택시 운송업은 심야에도 운행되는 특성상 승객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면서 “운전 자격에 대해 강한 규제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폭력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면) 택시와 같이 협소한 공간에서 방어 능력이 취약한 사람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자신의 딸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7년 3월 징역 3년 6개월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여객자동차법에 따라 택시운송사업 운전업무 종사 자격과 개인택시 면허가 취소됐다. 이에 A씨는 행정관청을 상대로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또 성폭력 범죄가 택시 운전과 관련된 일인지 따지지 않고 자격 취득 기회를 박탈하도록 한 여객자동차법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A씨는 신청이 기각되자 재차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택시의 특수성, 성폭력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성폭력처벌법상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택시 운전 업무에서 배제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