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동맹국들 불러 中제재 동참 압박
韓·日 외교관 등 소집해 홍콩사태 설명, 트럼프 "이번주 강력 제재"
中도 우리 정부에 보안법 지지 요구… 한국외교, 美中사이 갈림길
by 조선일보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노석조 기자입력 2020.05.28 03:30 | 수정 2020.05.28 08:18 미국 정부가 최근 워싱턴 DC에서 한국 등 동맹국 외교 당국자들을 불러 중국이 추진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의 문제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사실상 반중(反中) 전선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미국이 화웨이 보이콧,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동참 요구에 이어 홍콩 보안법 반대에도 참여할 것을 잇따라 압박한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외교 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홍콩보안법 제정 이유를 설명하며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홍콩 문제로 또다시 미·중 사이에 끼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최근 워싱턴에 주재하는 한국·일본 등 우방국 외교 당국자들을 긴급 소집해 홍콩 사태 브리핑을 실시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 당국자는 중국의 홍콩 보안법 직접 제정은 홍콩의 기본법에 어긋나고 인권 탄압 문제도 심각하다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홍콩 보안법 반대 움직임에 우방국들의 지지를 요청한 것이다.
전직 외교부 차관은 "미국의 외교사절단 소집은 자신들의 주요 외교 정책을 신속히 전파하고 협조를 구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며 "최근 영국·호주·캐나다 3국 외무 장관이 공동으로 홍콩 보안법 제정 반대 성명을 낸 것도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지난 22일 조셉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명의로 중국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강도 높은 대중(對中) 제재 조치를 예고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대중 제재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듣게 될 것"이라며 "매우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언급은 그동안 엄포 수준이던 홍콩 보안법 보복 조치가 곧 현실화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미 재무부가 홍콩을 탄압하는 중국 관리와 기업, 금융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홍콩 보안법 제정과 관련된 중국 관리들과 기업들의 (달러화) 거래를 통제하고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28일 외교부에서 범정부 회의를 열고 미·중 갈등 관련 대응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이번 사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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