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8년전엔 이용수 할머니 출마 말렸다

[커지는 윤미향 의혹]
리얼미터, 성인 남녀 500명 조사
70%가 "尹 당선자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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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8 03:30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는 27일 서울 양재동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워크숍에 불참했다. 지난 18일 라디오에 나와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한 이후 9일째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것이다. 윤 당선자는 쏟아지는 의혹에 관해 아무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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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 워크숍에도 안 나타나 -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이 자리에 불참한 윤미향 당선자의 이름표가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이덕훈 기자

윤 당선자는 과거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연을 맺은 극소수 민주당 의원들과 연락을 취하며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자 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백승헌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아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변호사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비롯해 여권 주요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 변호를 여럿 맡았다.

윤 당선자의 침묵이 계속되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윤 당선자가 직접 해명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윤 당선자에게 신속하게 입장 표명을 요청한다"며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마냥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 차원의 신속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회계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국민들의 보편적인 상식"이라며 "윤 당선자가 해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침묵 모드로만 있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

윤 당선자에 대한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다음 날인 26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4.4%포인트) 결과, '윤 당선자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70.4%에 달했다.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20.4%였다.

한편 윤 당선자는 지난 2012년 이 할머니의 19대 총선 출마를 만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인터넷 매체가 이날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당선자는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이 할머니에게 "국회의원을 안 해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래 놓고 자신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표방하면서 국회에 입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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