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이상 나와도 놀라지 말라"

[김종인, 당협위원장 상대로 특강]
"세상 변했다, 엄청난 변화 있을것… 보수·진보 더이상 따지지 마라"
오세훈 前서울시장 앞에 두고 "무상급식 투표는 바보같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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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8 03:30 미래통합당이 2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차례로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7일까지 통합당을 이끌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2022년 3월 9일 대선까지 모든 것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일반적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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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왼쪽)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주호영(오른쪽)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특강에서 "변화 없이는 당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보다 더 새로운 것을 내놔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경제는 시장에 맡기면 된다는 말도 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미국을 보라. 핵무기 첨단 기술을 가지고 코로나에 무너지지 않느냐"며 "사회의 안전장치를 못 갖춘 결과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강 정책을 시대정신에 맞게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깜짝 놀랄 만한 정책 개발 기능을 살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김 내정자는 '기본 소득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좌파 정당의 복지 및 노동 정책을 대폭 수용했던 유럽 우파 정당을 변화 모델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좌파 정당도 집권을 위해선 우파 정당 정책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김 위원장은 "보수·진보 말 필요 없다"며 "중도란 말도 쓰지 말라"고 했다. 그는 "오로지 변화한 세상에 어느 쪽이 잘 적응하느냐의 문제가 핵심이다. 능력을 갖추고 불안한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변신하는 길뿐"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회창씨가 유력 대선 주자로 있던 1998~2002 시절 도와달라고 해서,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이야기를 해줬는데, 변하는 게 없었다"며 "그래서 2002년 대선을 얼마 안 남겨두고 결국 짜증이 나서 '나 당신 그만 만나겠다' 하고 만나지 않았다. 그러다 또 졌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 투표에 대해서도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현 통합당)이 '이건희 손자에게도 공짜로 밥 주란 얘기냐'면서 반대 논리를 펼쳤는데,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오 전 시장도 있었다. 김 내정자는 "이건희 손자 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지적에 수긍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 당은 출생 자체가 대통령 당이었는데, 탄핵을 당한 이후에 찬반 세력으로 갈려 옥신각신하느라 변화를 시도조차 못 했다"며 "그러니 '야당 심판'이라는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통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은 통합당이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국민이 정보로 무장했다"며 "야당이 극한투쟁을 안 해도 국민이 먼저 잘 안다. 정당은 국민이 가장 민감하고 싫어하는 불평등, 비민주의 문제를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는 집단인지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해체하고 새로운 정책 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수도권에 출마했던 한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사실 여기 오면서 김종인이라는 독재자와 싸우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특강을 듣고 오해가 풀렸다.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로 모두 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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