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미향 굴복 말라" "모두 자성하라"는 與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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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8 03:22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성숙한 민주 사회로 도약할 수 있게 모든 부문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씨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관련된 의혹들은 별문제가 없다는 것이고, 그런 의혹을 갖는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자성'은 스스로 반성하는 것인데 지금 윤씨 사태와 관련해 도대체 누가 반성을 해야 하나. 윤씨와 그를 공천한 민주당인가, 국민인가.

정의연과 윤씨 관련 의혹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두 차례나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한 것이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에 속을 만큼 속았고 당할 만큼 당했다"고 했다. "나는 30년 재주 넘고 돈은 그들이 받아먹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용수 할머니에게도 '자성하라'고 한 셈이다.

윤씨와 정의연의 문제는 단순한 의혹 수준이 아니다. 회계 장부에서 사라진 국민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이 37억원에 달한다. 걷은 돈보다 쓴 돈이 훨씬 적다는 관련자 증언이 나왔다. 정의연은 올해도 20억원을 걷어 2.5%에 불과한 5000만원만 할머니에게 쓸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사기 문서나 다름없는 계획서로 10억원을 타내 마련한 안성 쉼터에는 할머니가 단 한 명도 살지 않았다. 대신 수련회장, 바비큐 파티장, 펜션으로 사용됐다. 비싸게 사서 헐값에 팔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윤씨는 11차례나 개인 계좌로 기부금을 걷었다. 여당 대표는 이 모든 문제가 별것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이상하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을 향해 '자성하라'고 손가락질한다. 국민이 압승을 안겨준 뜻은 이렇게 오만하라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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