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타고 장보고, 공연보고’…‘차량 이동형 방식’ 생활 바꾸나?

코로나19 여파로 ‘차량이동형 방식’ 확산
차 타고 농산물 구매·공연·집회까지
코로나 이후 새로운 생활문화 흐름으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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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차량 행렬이 백여 미터 이상 늘어서 농산물을 구매하는 광경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한 대씩, 한 대씩 들어와 전단지를 보고 주문을 하면, 직원들이 트렁크에 물건을 실어줍니다. 고객들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바로 농산물을 사고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자체, '차량이동형 방식' 농산물 판매 잇따라

소비 위축으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경기도에서 마련한 농산물 판매행사였습니다. 특이하게도 '차량 이동형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한편으로는 방역당국이기도 한 지자체가 사회적 거리도 지키면서 농산물을 소비를 진작하려고 하다 보니 나온 묘안입니다. 이렇게 '차량이동형 매장'과 온라인에서만 농축산물 322톤을 판매해 15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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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도 은수미 시장까지 직접 나서 시청 주차장에서 '차량이동형 방식'으로 농산물과 화훼직판 행사를 열었습니다. 양평과 파주 등 경기지역 지자체 등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판매 행사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흔히 농산물은 신선식품으로 매장에서 직접 고르고 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런 공식이 `코로나19`로 깨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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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공연, 분양 행사도 '차량 이동형 방식'

국내 한 자동차업체는 경기도 고양 킨텍스 주차장에서 뮤지컬 공연을 '차량 이동형 방식'으로 열었습니다. 대형 무대앞 주차장에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해 무대를 보고 음악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차량 스피커를 통해 듣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무대 공연과는 다르지만 수많은 차량들이 전조등을 켰다 끄며 장관을 연출하고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문화생활에 목마른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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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행사도 '차량 이동형 방식'으로 열렸습니다. 국내 한 건설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견본 주택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견본주택 옆 주차장에 '차량 이동형 방식'으로 주택 홍보 책자를 나눠주고 전화 상담 예약을 위한 쿠폰을 제공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심지어 집회도, 종교활동도 '차량이동형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차량이동형 방식'의 경제학

이런 '차량이동형 방식'의 확산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경제, 문화생활 등을 이어나가려는 과정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차량이동형 방식'의 확산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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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민 경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미 이런 `비대면 문화`는 유통 분야에서는 일찍감치 대비해왔던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미 `온라인 커머스`의 보편화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는데 익숙한 데다 상품 품질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져서 차별화 요소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미국 차량 문화의 상징 같은 '차량 이동형 문화'가 더 이상 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문화, 경제, 생활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이렇다 보니 한국무역협회도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소비 트렌드로 'HOUSE'를 제시하며 그 가운데 하나로 '차량 이동형 방식'을 꼽기도 했습니다. `비대면 유통 서비스`의 확대로 `온라인 커머스`(온라인 판매) 등 무점포 판매와 '차량이동형 방식'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는 감염병 재난인 동시에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견인차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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