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위대 360여명 체포…올해 들어 최대 규모
by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한상희 기자27일(현지시간) 홍콩에서 국가모독금지법(국가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밤 늦게까지 이어진 가운데 이날에만 36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회가 수개월 간 금지되면서 시위대 체포 규모로는 올 들어 가장 많다.
홍콩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오후 9시30분 기준 시위대 360명 이상을 위협 무기 소지와 불법 집회 참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불법행위에 관련된 혐의로 차량 3대가 견인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부터 시위대는 센트럴과 애드미럴티, 코즈웨이베이 역 인근에 모여 동시다발로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반중국·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화염병을 던지거나 일부러 느리게 운전해 도로 교통에 지장을 초래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후 9시쯤 홍콩 아가일 거리 인근에서 시위대가 팻말과 스티로폼, 가스통 등 쓰레기에 불을 붙여 폭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불은 곧 소방 당국에 의해 진압됐다. 경찰은 순찰 도중 라이터와 가스통, 스패너, 화염병, 못 등을 소지한 시위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홍콩 시내 곳곳에서 방화, 대중교통 운행 방해, 도로에 못 박기 등 불법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시위대에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경찰들이 후추 스프레이를 동원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시위 진압을 위한 살수차도 대거 동원됐다.
이날 시위는 홍콩 입법회에서 논의될 국가법에 반대하기 위해 열렸다. 국가법은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 가사·악보를 헐뜯거나 국가를 왜곡해 연주할 경우 3년 이하 징역형이나 최고 5만홍콩달러(약 8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이다. 또 학생들에게 국가를 모욕하지 말 것을 가르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홍콩의 유명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는 AFP에 "사실상 통행금지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왜 분노하는지 정부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홍콩 보안법 제정을 직접 추진하는 가운데 홍콩 입법회도 국가법을 심의하자 홍콩 내에서는 반중 여론이 커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