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어린이염증증후군 의심 2명중 1명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배제X"(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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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모두 코로나19 음성…"가와사키병 양상"
11세男 1~3월 필리핀 체류·4월말 증상발현
4세女 5월 중순 증상발현…사례정의 미부합
질본, 내주 초 다기관염증증후군 여부 결론

https://image.newsis.com/2020/05/11/NISI20200511_0016316736_web.jpg?rnd=20200527163342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1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5.1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로 보고된 국내 어린이 2명이 급성 열성 발진증인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두 어린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11세 남아의 경우 필리핀 체류 이력이 있는 만큼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25일 서울 지역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사례 2건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명칭 그대로 2개 이상의 신체 기관에 중증 상태의 염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주로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 주로 나타나는데, 발열·발진·충혈·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유사 질병으로는 가와사키병이 꼽힌다. 가와사키병은 보통 4세 이하의 영유아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증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지만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의심신고 사례인 11세 남아와 4세 여아는 다기관염증증후군 임상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병원에서 자체 시행한 코로나19 유전자 증폭검사(RT-PCR)에서는 음성으로 나왔다.  

이중 11세 남아의 경우 올 1~3월 필리핀에 체류한 이력이 있었다. 증상 발현 시기는 4월 말이고, 이보다 6~7주 앞선 3월 초께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입국했다.

4세 여아는 5월 중순께 증상이 발현돼 입원치료 중이며, 현재는 임상 증상이 회복돼 퇴원을 앞두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두 어린이의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항체검사를 진행 중이며, 검사 완료 후 전문가 사례 검토를 통해 다기관염증증후군 여부를 판정할 예정이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추가로 의심사례 신고된 것은 없다"며 "신고된 두 소아에 대한 항체검사가 완료된 후 전문가들의 사례 검토를 통해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대해 판정할 예정인데 다음 주 초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두 사례가 아직은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확정된 게 아니기에 (아시아) 최초의 사례라고 의미를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 미국·유럽 등의 발생에 따라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어 의심 신고는 어느 정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과 유사한 가와사키병이 우리나라에서도 상당수 매년 발생하고 있어 감별진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두 사례가 임상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미 알려져 있는 가와사키병과 비교해 봤을 때 비교적 가와사키병의 범위 안에 들어가는 임상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며 "가와사키병에서 흔히 쓰는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통해 임상적인 증상이 많이 호전돼 1명은 퇴원, 또 다른 1명은 퇴원 예정인 상태"라고 전했다.

곽 팀장은 "11살 남아의 경우 올 3월 초까지 필리핀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일단 배제하지 않고 있다. 증상 발생 시기는 4월 말이고 필리핀에서 돌아온 시점은 3월 초여서 6주 내지 7주 정도의 간격이 있다"며 "이 사례는 저희(방역당국)가 다기관염증증후군 질환의 병리 기전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례정의를 넓게 적용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곽 팀장은 이어 "4세 여아의 증상은 5월 중순에 발생해 바로 입원치료를 받았다"며 "병원 자체의 PCR 검사 음성 외에 코로나19 환자와의 접촉력 등 다른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역학적인 요인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례 정의에는 부합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여 전했다.

방역당국의 다기관염증증후군 신고대상 사례 정의에 따르면 38도 이상의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심장·신장·폐·혈액·위장관·피부·신경계 중 2개 이상 장기에 중증 상태의 염증이 확인돼야 한다.

여기에다 염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고, 현재 또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의 증거가 있거나 발병 전 4주 이내에 코로나19 노출력이 있어야 한다.

또 가와사키병 진단 기준의 전체 또는 일부를 만족하는 소아·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사례 정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신고하고, 코로나19 감염의 증거가 있는 소아·청소년이 사망한 경우에도 이 질환의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