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독일 가길 잘했네’…‘중원 사령관’ 공격형 미드필더 기량 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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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슈타트 이적 이후 ‘비단길’
분데스리가 재개되자 맹활약
확고한 주전, 선수 가치 3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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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슈타트가 에르츠게비르게 아우에에 2-1로 앞서던 후반 36분. 백승호(23·다름슈타트·사진)가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3분 만에 그림과 같은 침투 패스를 팀 동료 세르다르 두르순에게 배달해 쐐기골을 도왔다.

지난 2월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던 그가 첫 도움을 신고하는 순간이었다.

다름슈타트는 27일 아우에를 3-1로 꺾고 2연승을 내달려 5위까지 올라섰다. 백승호는 이날 활약을 배경으로 야전 사령관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줄곧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견고한 중원 장악력을 인정받던 그는 최근 전진 배치돼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백승호는 교체로 출전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거친 견제 속에서도 도움 기록을 포함해 높은 패스 성공률(86%)을 자랑했다.

백승호의 부친인 백일영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분데스리가가 재개되면서 본격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다”며 “(백)승호가 독일로 옮기면서 기량을 꽃피우고 있다”고 감격했다.

백승호는 2010년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그러나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유소년 이적 규정에 발목이 잡혀 만 18세까지 공식 경기를 뛰지 못하고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바르셀로나B(3부)를 거쳐 지로나에서 성인 무대를 밟은 뒤에는 비유럽 선수라는 한계와 잦은 포지션 변경 등으로 가시밭길을 걸었다.

그러나 백승호는 지난해 8월 다름슈타트로 이적하며 비단길에 오르고 있다. 첫 시즌부터 22경기(선발 18경기)를 뛰면서 1277분을 소화해 확고한 1군 주전 대우를 받고 있다. 결장한 경기는 단 1경기. 백승호가 최근 2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한 것도 가래톳에 생긴 염증 때문으로 확인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서 백승호를 주목하는 팀들이 늘어나면서 몸값도 치솟고 있다.

축구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백승호의 몸값은 1년 만에 3배로 늘었다.

백승호는 대표팀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6월 아시아의 강호 이란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10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까지 밟았다. 코로나19로 당분간 국가대항전 개최가 어렵지만 현재 흐름이라면 월드컵 본선 무대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