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막힌 해외여행 길…‘문화유산 로드’로 힐링
전 세계적인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로 해외로 가는 하늘길도 사실상 막혔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지만, 당분간 해외 여행길은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K-방역으로 자신감을 얻은 정부가 이제는 국내 관광 살리기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26일 발표한 내수관광 활성화 대책이 그 시작인데요. 그 일환으로 문화재청이 우리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문화유산 캠페인'에 들어갔습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이 기회에 우리 문화유산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로 삼자는 겁니다.
코로나19 종식 기원제와 함께 일상으로 첫걸음
문화유산 캠페인의 시작을 알린 자리, 서울 중구에 있는 환구단(圜丘壇)이었습니다. 환구단은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의 독립성을 알리기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입니다. 환구단은 한동안 보수 작업으로 문을 닫았다가 26일 다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새 단장 후 첫 공개 행사가 바로 '코로나 19 종식' 기원제였습니다. 국가의 태평과 국민의 편안함을 바라는 기원제가 전통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기원제가 끝난 뒤 '문화유산 캠페인' 선포식이 이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은 이 캠페인이 코로나 19로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한류의 원형인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원의 길·왕가의 길…7개 '문화유산 로드'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마련한 전국 7개 길입니다. 주요 도시와 유명 문화유산을 거점으로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의 코스를 구축했습니다. 7개 길은 전국 지역별로 묶은 5개 코스와 2개의 테마 코스로 나뉩니다.
먼저 지역별 코스로는 ▲경북 경주와 안동을 중심으로 한 '천년 정신의 길' ▲충남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을 둘러보는 '백제 고도의 길' ▲우리의 옛 소리를 주제로 전북과 전남 지역을 둘러보는 소릿길 ▲제주도의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설화와 자연의 길'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의 궁과 산성을 둘러보는 왕가의 길입니다.
문화유산 여행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해당 지역의 세계유산 등 문화유산을 따라 여행할 수 있도록 코스를 설계했다는 게 문화재청과 문화재재단의 설명입니다. 특히 문화재청은 장소별 교통편과 주변 명소, 숙박 등 관광 정보를 담은 '문화유산 방문 안내 책자'를 제작해 전국 관광안내소와 온라인에서 제공할 계획입니다.
테마 코스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비롯해 전국 9개 서원을 돌아보는 코스의 '서원의 길'과 대흥사와 통도사 등 9개 산사를 묶은 '수행의 길'입니다.
문화유산을 무대로 공연·축제도
캠페인에는 국내에 있는 세계유산을 무대로 펼쳐지는 공연과 축제 등 특별 행사도 마련됐습니다.
먼저, 현재 14건이 등재된 우리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국내외에 알리는 '세계유산축전'이 오는 7월 막을 올립니다. 7월에는 영주 소수서원 등 9개 서원에서, 7월과 8월엔 안동 하회마을과 영주 부석사 등 경북 지역에서, 9월엔 제주도에서 복합 문화 축제가 열립니다.
문화유산을 무대로 케이팝 콘서트와 전통 공연, 클래식, 패션쇼 등 여러 장르의 공연과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코리아 온 스테이지'도 마련됩니다.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에서 공연을 시작으로 9월엔 전남 진도, 10월엔 서울 경복궁에서 프로그램이 이어집니다.
특히 한국문화재재단은 이런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실황 영상을 제작해 송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