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 본 쿠팡, 이번엔 코로나에 '당혹'
by NEWSIS부천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36명
직원 전수 조사 확진자 더 늘 듯
전날 "방역 수칙 준수 했다" 입장
당국 "아프면 쉬기 미준수 추정"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불똥이 e커머스 업체 쿠팡으로 옮겨붙으면서 쿠팡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뇌관이 된 쿠팡 부천물류센터가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27일 오전 9시 현재 해당 물류센터 관련 확진 환자는 36명으로 늘었다. 방역 당국은 물류센터 근무 직원은 물론 접촉 가능성이 높은 관련 업체 직원 등 3600명을 진단 검사하고 있다. 확진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류센터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쿠팡은 코로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혔다. 2월 말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수개월 간 지속되면서 온라인 쇼핑 비중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유통업체 전체 매출 중 온라인 매출이 사상 최초로 50%가 됐고, 쿠팡의 올해 1분기(1~3월) 결제액은 5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쿠팡 전체 결제액이 17조원이었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이 코로나 사태를 발판 삼아 올해 결제액 20조원을 달성할 거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쿠팡은 이번엔 코로나 사태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됐다. 당장에 매출이 급감하는 등 직접 타격은 적을 거라는 게 업계 공통된 생각이지만,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27일 "부천물류센터가 방역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 만큼 쿠팡이 그간 쌓아온 '빠르고 안전한 배송'이라는 이미지에 금이 가는 건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 역학 조사와 달리 쿠팡이 전날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을 내놓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쿠팡은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주문에서 배송까지 전 과정을 거쳐 바이러스 확산을 체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고 했다. 직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했고, 감염 증상이 있는 직원 출입을 걸러내기도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가 더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 섣불리 말하는 게 좀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방역 수칙 첫 번째가 아프면 3~4일 쉬면서 증상을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이다. 과연 이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잘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일단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역학 조사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두고 전날 쿠팡 입장과 정부 발표가 다른 것에 대해 "충실히 협조하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말씀드릴 수 없는 사항이라는 점 양해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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