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상의·시의회 “남부내륙고속철도 ‘함안 군북’ 경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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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갈등 다시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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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군북역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창원상공회의소와 창원시의회가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이 군북면을 거치도록 계획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기존 계획안 수정 의견 제
시청와대·국토부 등에 건의서

창원상공회의소와 창원시의회가 남부내륙고속철도(경북 김천~경남 거제·172㎞) 노선을 경남 진주시가 아닌 함안군 군북면을 거치도록 기존 계획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처음으로 밝혔다. 진주시는 “엉뚱한 생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한동안 잠잠했던 노선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군북역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군북역은 서울·목포 등 경전선 상·하행 무궁화호가 하루 12차례 정차하는 한적한 시골역이다. 주민들은 이 지역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난 2월 함안군은 창원시의 남부내륙고속철도 직선화안과 관련해 “철도가 함안 군북면을 경유할 때 반드시 환승역을 군북에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 김모씨(83)는 “남부내륙철도 노선을 유치한다는 소문은 못 들었다”고 했다. 조모씨(70)도 “기차가 자주 다니면 교통이 편리해지기는 하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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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엉뚱한 생각 말라”
경남 “국토부 결정 지켜봐야”

남부내륙고속철도는 ‘서부경남KTX 건설’ 사업으로 김경수 경남지사의 1호 공약이다. 국토교통부는 남부내륙고속철도를 2022년 착공해 2028년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고속철도 노선 계획안은 경북 김천~경남 합천~진주~통영~거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창원시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북 김천~경남 합천~함안(군북)~거제를 잇는 직선화를 통해 기존 경전선을 활용, 거제·창원·진주로 열차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수차례 한국개발연구원과 국토부에 건의했다.

진주시와 고성군·통영시·거제시는 “조기 착공을 위해 기존 계획안대로 해야 한다”며 지난 2월까지 지자체 간 공방을 벌였다. ‘국토부의 결정에 따르자’는 경남도의 중재를 해당 지자체들이 받아들이면서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다.

그런데 창원상공회의소가 지난 18일 청와대와 국토부 등에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 직선화 건의서’를 보냈다.

창원상의는 건의문에서 “고속철도 기존 계획안은 서부경남에 한정돼 열차 개통 효과가 적을 뿐만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당초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고속철도 사업 취지는 이용객 수의 논리보다는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 있다”며 “조기 착공에 힘을 모아야 할 판에 (창원시 등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남도는 “국토부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며 그 결과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